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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아이팟의 아버지’가 말하는 창업의 기술

■빌드(토니 퍼델 지음, 비즈니스북스 펴냄)





제너럴 매직과 필립스에서 모바일 제품을 개발해 오던 토니 퍼델은 음악 플레이어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 1990년대 말부터 사람들은 자신의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를 MP3 오디오 파일들로 채우기 시작했는데 역사상 처음으로 고품질의 음악이 컴퓨터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작은 파일로 변환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음악 파일을 오직 컴퓨터, 즉 낮은 성능의 컴퓨터 스피커로만 들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퍼델은 거기서 ‘음악 재생용 기기’의 잠재력을 보았다. 당초 구상한 것은 디지털 오디오 주크박스였다. 그는 퓨즈 시스템즈를 창업하고 벤처캐피털들을 상대로 투자를 요청했다.

퍼델이 회사 설립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던 어느 날, 애플에서 휴대용 기기 제작 경험이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바로 애플에서 전화를 받는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전화를 받은 2주 후 퍼델은 ‘아이팟’ 연구를 이끄는 컨설턴트가 되었다.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10개월 만에 아이팟을 세상에 내놓았고 세상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신간 ‘빌드: 창조의 과정’(원제 Build: An Unorthodox Guide to Making Things Worth Making)은 ‘아이팟의 아버지’로 불리는 퍼델(55)의 자전적 기록이자 후배들에게 보내는 ‘창업의 기술’이다. 그는 아이팟을 개발해 평범한 컴퓨터 회사였던 애플을 세계 최고의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만들었다. ‘아이폰’ 개발에도 참여해 3세대까지 만들었고, 애플을 나온 뒤에는 사물인터넷(IoT)의 선두주자였던 온도 조절기 ‘서모스탯’을 개발했다.



그를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시대를 정의하는 위대한 제품을 개발해서만은 아니다. 그는 스타트업 기업에서 제품 개발을 시작하고, 자신의 회사를 창업했다가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80명의 벤처캐피털 투자자에게 거절 당하며 좌절했다. 그래도 그는 굴하지 않았다. 결국 대기업의 간부가 되어 세계적인 제품을 만들고, 자신의 회사를 만든 뒤 성공적으로 매각하고, 벤처캐피털까지 시작한, 그야말로 비즈니스의 모든 과정을 경험한 사람이다. 퍼델은 300개 이상의 특허를 가진 전설의 엔지니어이자 디자이너, 발명가로 남아 있다.

저자는 많은 이들이 던지는 질문에 대해 답한다. 직장을 그만두어야 할지 말지, 어떤 직장으로 이직을 해야 하는지, 창업을 해야 할지, 이 아이디어가 괜찮은지 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는지, 실패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이다.

“가장 뛰어난 아이디어는 비타민이 아니라 진통제다. 비타민은 건강에 좋긴 하지만 꼭 복용할 필요는 없다. 반면 진통제는 한 번만 복용하는 걸 잊어도 바로 그 결과가 나타난다. 일상생활에서 뭔가에 너무 큰 좌절감을 느껴 그 문제를 파고들며 해결책을 찾아내려 애쓰는 사람들이 보통 스타트업을 차리는 이유다.” 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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