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말다툼을 한 이웃을 살해하려던 남편이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아내가 “왜 나를 지켜주지 않느냐”는 취지로 핀잔을 주자 남편이 범행에 나섰다가 법의 심판을 받았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2부(심재완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45)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아내B씨와 함께 10년 가까이 인천의 한 전통시장에서 음식점을 운영해 왔다. B씨는 시장에 설치된 창문을 여닫는 문제로 이웃 반찬가게 사장 C씨(68)와 욕설까지 주고받으며 싸웠다. B씨는 A씨에게 "(이웃 가게 사장과) 싸움이 났는데 왜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었느냐"며 따진 데 이어 "당신이 아니면 누가 나를 지켜주느냐"며 야단쳤다. 급기야 B씨는 남편 A씨를 향해 "바보 XX 같다. 당신과 이혼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내의 야단에 자괴감과 죄책감을 느낀 A씨는 다음 날 아침 8시50분쯤 사과를 받을 목적으로 C씨 가게에 찾아갔다. 그는 C씨가 제대로 사과하지 않으면 겁을 줘야겠다는 생각에 가게에 방치해 뒀던 흉기를 챙겨 오른쪽 바지 뒷주머니에 넣어 갔다.
A씨는 영업 준비를 하던 C씨에게 "어제 우리 아내에게 왜 그랬냐"며 "아내 말로는 당신이 먼저 창문을 열면 안 된다고 소리를 질렀다는데 맞느냐"고 따졌다. 이에 C씨는 "당신 아내가 먼저 나를 찾아와 '왜 문을 못 열게 하느냐'면서 소리를 질렀다"며 "같은 말 그만하라"며 맞섰다. 또 "장사를 하면서 기본적인 예의가 있어야지"라며 A씨를 가게 밖으로 밀쳐내기까지 했다. 화를 참지 못한 A씨는 결국 흉기로 C씨를 공격했다.
당시 C씨는 방수 재질의 질긴 앞치마를 걸치고 있어 다행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싸우는 소리를 들은 다른 상인들은 반찬가게에 몰려와 싸움을 말렸다. 이후 C씨는 병원에서 전치 4주 진단을 받았고 A씨는 경찰과 검찰에서 수사받은 뒤 구속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경위와 수법 등을 보면 죄책이 무겁다"며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상당한 신체적 고통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형 이유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으며 피고인이 벌금형 외 다른 전과는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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