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러닝의 인기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러닝 전용 편의시설인 ‘러너스테이션’의 추가 조성 계획을 발표하거나 마라톤 대회 개최에 나서는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실감케 한다. 한 마라톤 커뮤니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개최됐거나 개최 예정인 전국 마라톤 대회는 390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21년 248건에 비해 100건 이상 증가한 수치다.
러닝용품 매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약 400만 명의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한 복지몰의 지난 10월 운동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2% 증가했다. 20대부터 60대까지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매출이 발생해 남녀노소 누구나 러닝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닝은 족부 부상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족저근막염은 운동 중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 질환이다. 발바닥에 위치한 족저근막이 반복적인 충격이나 스트레스로 손상돼 유발된다.
족저근막염의 주요 증상은 발뒤꿈치 부근의 통증이다. 다만 통증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다 보니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족저근막염이 한번 생기면 재발률이 높은 데다 만성 질환으로 악화되기 쉬우므로 조기 치료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일교차가 커지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부상 위험이 더욱 높다. 족저근막을 비롯한 족부 관절과 종아리근육이 추위에 경직돼 족저근막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직장인 러너들은 부상 발생에 각별하게 주의하는 것이 좋다. 업무 특성상 부츠, 구두 등 밑창이 딱딱한 보온성 신발을 신는 횟수가 많은 경우 족저근막 손상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 이러한 신발은 쿠션감이 적어 걸을 때 지면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고 발에 그대로 전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족저근막염은 겨울철 중에서도 11월에 가장 환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1월 족저근막염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4만 4740여명에 달했다. 12월에는 3만7067여 명, 올해 1월에는 3만6358여 명으로 다소 줄었다. 2022년도에도 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족저근막염은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침과 약침 치료를 중심으로 족저근막염을 치료한다. 특히 침 치료는 경직된 근육을 풀어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통증을 줄이는 데 유용해 족저근막염을 치료할 때 가장 많이 시행되는 방법이다. 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이 SCI(E)급 저널 'BMC 건강서비스연구(BMC Health Services Research)’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9년간 족저근막염으로 한의과 치료를 받은 환자 중 침 치료가 15만3774건으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한약의 유효성분을 주사 형태로 경혈에 주입하는 방법인 약침 치료는 한약재의 성분과 침 치료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그 결과 염증과 통증을 더욱 빠르게 가라앉힐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이 SCI(E)급 국제학술지 ‘염증 조절(Mediators of Inflammation)’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약침은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활성질소(NO) 발현을 약 70%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족저근막염은 일상 속 생활습관을 통해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편안하면서도 발을 안정적으로 잡아줄 수 있는 신발 선택은 필수다. 러닝 전·후 스트레칭과 족욕을 생활화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러닝 전 스트레칭을 통해 몸에 충분히 열을 낸 다음 페이스를 천천히 올리는 것이 좋다. 운동 후에는 족욕으로 발의 피로를 풀고 근육을 이완시켜 혈액순환을 촉진해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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