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호기심에 유행하는 DNA 검사를 했다가 55년 만에 진짜 여동생을 찾은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BBC 방송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2022년 영국 웨스트미들랜즈에 거주하던 남성 토니는 선물 받은 DNA 가정용 검사 키트를 해봤다. 당시 DNA 검사로 족보를 알려주는 서비스가 유행했다. 토니는 키트에 자신의 타액을 묻힌 뒤 검사 기관에 보냈다.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토니의 여동생이 제시카(가명)이 아닌 클레어(가명)라고 나왔기 때문이다.
클레어는 토니보다 2년 앞선 2020년 DNA 키트로 검사했다. 결과가 자신의 가족들과 잘 일치하지 않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던 중 토니의 검사 이후 DNA가 맞는 친형제가 있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토니와 클레어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제시카와 클레어가 몇 시간 차이로 같은 병원에서 태어났고 두 아이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토니는 이 사실을 어머니 조앤에게 알렸고 모녀는 55년 만에 상봉했다. 클레어는 조앤을 만나자마자 “우리 눈이 똑같네요. 와, 내가 정말 누군가를 닮았다니!”라고 말했다고 한다.
클레어는 자신을 키워준 부모님은 어렸을 때부터 별거했고 절대 빈곤과 노숙 환경에서 자랐다고 밝혔다. 또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클레어를 키워준 어머니는 올해 초 세상을 떠났다.
클레어와 조앤은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는 등 서로 알아가는 중이라고 한다.
이에 비해 55년간 조앤의 딸이자 토니의 여동생으로 살아왔던 제시카는 충격에 빠졌다. 모녀 관계는 예전 같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시카는 더 이상 조앤에게 ‘엄마’라고 부르지 않는다. 조앤은 “제시카가 생물학적 딸이 아니어도 내겐 어떤 차이도 없다”며 “제시카는 여전히 내 딸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시카는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지 않았다.
아이가 바뀌었던 병원을 감독하는 영국의 국민보건서비스(NHS) 재단은 2022년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했지만 당시 기록이나 직원을 확인할 수는 없다는 답변을 보냈다. 현재까지도 보상 수준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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