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이던 아내는 남편이 걱정 없이 대회에 나가도록 유도 분만을 결정했다. 그렇게 일찍 태어난 첫 아이를 보고 힘을 낸 아빠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우승 꿈을 이뤘다. 투어 카드를 잃을 위기였는데 앞으로 2년 동안 안정적으로 투어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8일(한국 시간) 버뮤다의 포트 로열 골프코스(파71)에서 끝난 버터필드 버뮤다 챔피언십의 우승 트로피는 한 가정에 넘치는 축복을 선사했다. 아내를 돌보고 딸을 만나고 오느라 1라운드 경기 시작 몇 시간 전에야 대회장에 도착했던 라파엘 캄포스(36·푸에르토리코)는 4라운드 합계 19언더파 265타로 우승했다. 아빠가 된 지 6일 만의 우승으로 상금은 124만 2000 달러(약 17억 3000만 원)다.
캄포스는 이 대회 전까지 PGA 투어 79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우승은 없었다. 3년 여 전의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이번에는 3라운드에 무려 9타를 줄여 공동 선두에 오르더니 마지막 날 3타를 더 줄인 끝에 2위 앤드루 노바크(미국)를 3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7번 홀(파5) 이글로 우승 문을 열었다.
캄포스는 이 대회 전까지 페덱스컵 랭킹 147위여서 125위 선수까지 주는 2025시즌 투어 카드를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꿈에 그리던 우승이 터졌고 페덱스컵 랭킹은 80위까지 치솟았다. 내년 마스터스 출전권도 얻었다. 캄포스는 “PGA 투어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이 믿기지 않는다”며 “가족과 함께한 우승이다. 인생 최고의 한 주”라면서 감격해 했다.
김성현은 6언더파 공동 42위, 노승열은 1언더파 공동 62위다. 페덱스컵 랭킹은 각각 130위와 178위인 김성현과 노승열이 투어 카드를 확보할 기회는 21일 개막하는 RSM 클래식 한 대회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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