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법 리스크 반전을 위해 ‘민생 행보'를 부각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인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가상자산 과세 유예가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 대표 측은 주식 투자·고교 무상교육·소상공인 간담회 등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정작 1500만명이 넘는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려 있는 금투세 폐지와 가상자산 과세 유예는 민주당내 혼선과 정쟁으로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을지로위원회 ‘을(乙) 살리기 신문고 상생 꽃달기’ 행사에 참석해 민생 행보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사회적 양극화가 격화되고 민생 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라 을 간의 갈등도 격화된다"며 "우리 사회 전체가 서로 인정하고 서로 화합하고 공존하는 그런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라고, 오늘 이 상생 협약이 모범적 사례로 사회 전 영역에 많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1심 재판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이 대표는 민생을 챙기며 ‘사법 리스크’에 거리를 두고 있다. 이 대표는 20일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한 일반 투자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같은 날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도 만난다. 21일에는 전국상인연합회 간담회를 개최하고 수원 영동시장도 방문한다. 그는 27일에는 고교 무상교육 제도 국비 지원 복원을 위해 수도권의 한 고등학교도 찾을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 증시·가상자산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장 큰 소득세법 개정안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날 열린 기재위 조세소위에서도 가상자산 과세 유예 관련 여야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기재위 여당 관계자는 “가상자산 과세 유예는 소위에서 논의했으나 아직 의결한 바 없고, 특히 민주당과 의견이 다르다"며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입장을 밝혀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기재위 야당 관계자 역시 “가상자산 과세 관련 논의는 보류됐다”며 “추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날 파행됐던 기재위 전체회의는 이날도 열리지 않았다. 소득세법이 조세소위 여야 합의를 거쳐 기재위 전체회의를 통과하지 못으면 본회의에 올라갈 수 없어 금투세 폐지 여부도 불투명해진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가상자산 과세 유예와 관련 “정책위 차원에서 일부 논의가 있다고 들었지만 원내에서 공식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금투세 이슈와 마찬가지로 이 대표의 결단이 있어야 민주당이 움직일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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