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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금융시장의 새 이정표, KOFR

■정순섭 중요지표 관리위원회 위원장(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CD금리 대체 금융거래 지표로 활용

공시 3년 맞아, 활성화 논의 속도

시장 조기정착 위한 정책 지원 필요





26일은 무위험지표금리(RFR)인 코퍼(KOFR)를 공시하기 시작한 지 3년이 되는 날이다. KOFR는 그동안 잘 성장했으며 이제 금융시장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 위한 여정을 본격적으로 채비하고 있다.

RFR은 2012년 리보금리 담합 이후 거래의 안정성 제고를 위해 도입됐다. KOFR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무위험지표금리다. KOFR는 2021년 6월 중요 지표금리로 선정됐으며 한국예탁결제원이 산출 및 공시 기관으로서 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무위험지표금리는 단어 그대로 위험이 없는 금리로 금융기관의 자금 조달에 따른 신용 위험이 배제된 금리를 의미한다. 해외 주요 선진국과 같이 우리나라도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무위험지표금리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시장 전반에서는 또 하나의 중요 지표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더 폭넓게 쓰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CD금리는 부족한 거래량 등으로 시장금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점을 갖고 있다.



이에 정책 당국을 중심으로 한국은행·한국예탁결제원·한국거래소 등 유관 기관과 은행·증권사·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시장 참가자가 함께 KOFR를 금융거래 전반에 폭넓게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2023년 우리나라 최초 KOFR 기반의 이자율 스와프 거래인 실세기준금리(OIS) 거래가 이뤄졌으며 올해 KOFR 기반의 변동금리부채권(FRN)이 네 차례 발행되는 성과도 있었다. 8월에는 한은과 자본시장연구원 주관으로 KOFR 활성화를 위한 정책 콘퍼런스를 개최해 추진 과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정책 당국 등은 이후에도 KOFR 활용 확대를 위한 열띤 토론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KOFR 기반 OIS 거래 및 FRN 발행 등 KOFR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신규로 체결되는 국내 금리 준거 이자율 스와프 거래의 일정 비율을 KOFR 기반으로 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도 포함될 예정이다. 이는 KOFR 활성화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책 콘퍼런스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해외 주요국의 경우 이미 RFR이 금융시장 전반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미국·영국은 2023년 11월 기준 통화별 이자율 파생 거래에서 미국 단기기준금리(SOFR)가 약 75%, 영국 단기기준금리(SONIA)는 거의 100%를 차지하고 있다. FRN 시장에서도 SOFR·SONIA가 최초 발행된 2018년 중반 이후 표준 준거금리로 조기 정착한 모습이다. 유럽연합(EU)은 역대 EU 리보와 함께 파생 거래 시장을 양분 중이다.

KOFR 공시 3년을 맞아 다양한 금융 상품에 대해 KOFR를 준거금리로 활용하기 위한 현재의 논의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해외 주요국의 RFR 활용 사례에 비춰볼 때 KOFR 활용 확대는 금융시장의 숙명과도 같은 것이며 정책 당국 및 유관 기관 등의 다양한 지원과 노력은 조만간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한다. 필자가 위원장으로 있는 KOFR 중요지표관리위원회 또한 KOFR 활성화를 위한 논의의 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조언과 지원을 하는 든든한 서포터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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