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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에 사그라든 신축 열풍…서울에 7000만원 마피 분양권 등장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수도권에서 신축 아파트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입주를 앞둔 경기 광명시 ‘트리우스 광명’ 분양·입주권에는 1000만~3000만 원의 마피가 붙었다. 전용면적 84㎡(10층)는 분양가보다 3000만 원 낮은 10억 8910만 원에 매물이 올라왔다. 전용 102㎡도 분양가보다 3000만 원 낮은 12억 1600만 원에 주인을 찾고 있다. 인근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분양가보다 5000만 원 낮은 금액에도 거래가 가능하다”며 “웃돈을 포기한 매물도 점차 마피로 돌아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 신축 아파트에서도 마피 매물이 등장했다. 내년 11월 입주 예정인 강북구 ‘한화포레나미아’ 전용 80㎡는 분양가보다 5000만~7000만 원 낮은 금액에 급매로 나왔다. 2022년 10월 분양한 이 단지의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11억 5000만 원이다. 이는 시세보다 2억~3억 원 높은 수준이다. 이에 계약자의 절반 이상이 이탈했고 1년 넘게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겨우 완판된 바 있다.

얼죽신(얼어죽어도 신축)’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던 수도권 신축 아파트의 인기가 꺾인 것은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잔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매매 거래 급감 속에 재건축 호재가 있는 구축 아파트보다 신축 단지의 가격 하락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실제로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준공 5년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2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년 초과 아파트값 상승률(0.26%)보다 낮은 수치다. 수도권 내 준공 5년 이하 아파트값 오름 폭은 상승세로 전환한 4월 이후 약 6개월간 지어진 지 20년이 넘은 아파트값 상승률보다 높았다. 올해 8월의 경우 구축(20년 초과)은 전월 대비 0.65% 오르는 데 그쳤지만 신축 아파트값은 1.23% 뛰었다.

분양·입주권 거래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량은 1월 991건에서 7월 1134건까지 늘었다가 8월 1106건, 9월 761건으로 줄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급 부족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며 신축 아파트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대출규제가 강화되자 잔금을 마련하지 못한 매물이 한 번에 쏟아지면서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축 아파트의 경우 계약금을 치르고 잔금 납부까지 1년 이상의 공백이 발생한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입주율은 81.2%로 전월 대비 6.5%포인트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강화에 수도권 신축 아파트의 분양권 가격 하락이 확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현재 시장이 위축돼 있는 데다 신축 아파트 값이 크게 오른 만큼 내년까지 신축 단지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그동안 신축 선호 트렌드에 신축 아파트값이 과도하게 오른 측면이 있다”며 “정부의 재건축 패스트트랙 등 정비사업 지원책과 대출규제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신축 아파트 값 하락 폭이 구축보다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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