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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스텔스 정찰공격헬기 ‘RAH-66 코만치’…높은 개발비로 양산 포기[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1560마력 추력 엔진 장착 동급 ‘최고’

헬기 몸체 탐지 어려운 복합소재 사용

분당 750발 ‘XM301 기관포’ 장착해

공대지 6발·공대공 미사일 12발 탑재

보잉-시코르스키의 RAH-66 코만치는 스텔스 기술을 결합한 무장 정찰용 고급 미군 군용 헬리콥터이다. RAH-66 프로그램은 실전배치 되기 전에 2004년 취소됐다. 사진 제공=미 육군




지난 2004년 미 국방부는 400억 달러(약 48조 원) 규모의 차세대 군용 헬기 ‘RAH66 코만치’ 개발계획 폐기를 결정했다. 미 육군 전투에 투입할 차세대 헬기 생산을 위해 1983년부터 추진해 80억 달러 가량을 쏟아부은 프로그램을 폐기한 것으로, 눈덩이처럼 커지는 개발비를 견디지 못하고 미 국방부가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이는 미군 역사상 가‘장 비싼 폐기 프로그램’이란 기록을 담겼다.

이 프로그램은 폐기 전만 해도 미군은 정보수집 뿐만 아니라 적군을 괴멸하기 위해 향상된 스텔스 기능을 가진 무장 헬기의 필요성이 높다며 도입을 강하게 요구했다. 보잉과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의 자회사 시코르스키 에어크래프트사(社)의 합작품인 코만치 헬기는 2007년 소량 생산을 시작해 2009년 전투에 투입할 준비를 갖추고 2010년 본격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막강한 능력을 자랑하는 코만치에 고무됐던 미군은 2006년 초도납품을 시작을 목표로 1200대 이상을 구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결국 포기할 수 밖에 없던 스텔스 헬기의 능력은 어느 정도 일까.

코마치 헬기는 강력한 스텔스 기능을 갖추기 위해 동체 외부에 무장창을 없애고 전부 내부 무장창으로 제작했다. 또 전투기처럼 이륙 후에 랜딩기어까지 동체 내부로 숨길 수 있도록 했다. 전방에 설치된 기관포의 총열도 사용하지 않을 때는 뒤로 접을 수 있다.

적 레이더가 탐지하기 어렵게 헬기 몸체의 재질도 복합소재를 사용했다. 여기에 더해 레이더 흡수 물질 코팅과 적외선 억제 페인트로 표면 처리를 했습니다.

엔진은 롤스로이스와 허니웰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LHTEC사가 개발한 T800-LHT-801 터보샤프트 엔진 2개를 장착했다. 1560마력의 추력을 갖춘 엔진은 동급 엔진과 비교해 50% 이상 추력이 높았고 연비도 대폭 향상 됐다.

보잉-시코르스키의 RAH-66 코만치는 스텔스 기술을 결합한 무장 정찰용 고급 미군 군용 헬리콥터이다. 사진 제공=미 육군


특히 열 추적이 어렵도록 엔진 배기가스를 냉각시켜주는 구조로 설계했다.

헬기는 특유의 로터 소음 때문에 멀리서도 소리로 위치를 파악하기 쉽다. 이 때문에 코만치 헬기는 복합소재로 만든 5개의 블레이드로 메인로터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구동축에 베어링을 사용하지 않아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레이더에 잡히는 것 뿐만 아니라 소음을 줄이는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아울러 테일 로터도 덮개로 덮어 소음을 줄이고 방탄 효과도 대폭 강화했다. 이 덕분에 적외선 탐지를 어렵게 함은 물론 레이더 반사면적을 AH-64 아파치 헬기에 비해 1/660로 획기적을 축소했다. 소음 역시 자동차 소음 정도인 63~72㏈ 정도로 크게 낮췄다.

동시에 방호력도 강화됐다. 동체는 23㎜기관포를 견딜 수 있고 가장 취약한 테일 로터도 12.7㎜탄을 맞아도 버틸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조종석은 화생방 상황에서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완전하게 밀폐된 환경에서 가압 공기조절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를 위해 플라이 바이 와이어와 디지털화된 디스플레이로 조종사의 임무 부담도 덜어줬다. 이 같은 성능 때문에 코마치 헬기의 전자장비는 F-22 전투기를 축소시켜 놓았다고 얘기할 정도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종사 헬멧에는 각종 감지센서가 탐지한 모든 정보가 표시된다. 이를 통해 조종사는 야간투시장치와 GPS, 피아식별장치와 3차원 무빙 맵을 통해 아파치 헬기 보다 더 뛰어난 야간전투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주요 무장으로는 3개의 총열에서 20㎜ 탄을 분당 750발에서 1500발 발사가 가능한 XM301 기관포를 장착했다. 기관포탄을 최대 500발 적재할 수 있다. 내부 무장창에는 AGM-114 헬파이어 공대지미사일 6발이나 AIM-92 스팅어 공대공미사일 12발을 탑재할 수 있다.

작전에 따라 스텔스 기능을 포기하면 외부 날개에 헬파이어 미사일 8개나 16개의 스팅어 미사일을 추가로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항속거리는 2200㎞, 최고시속은 300㎞가 넘는다. 두 대의 시제기는 통해 각각 287시간과 103시간의 비행테스트를 거쳐 야간임무와 무장테스트 모두 통과했고 최고시속 319㎞ 돌파와 5초 이내 180도 선회 능력을 입증했다.

우크라戰 ‘헬기의 무덤’…무용론 제기


사실 스텔스 기술을 적용해 항공기를 제작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미 공군의 B-2 폭격기는 초기 수요를 132대로 잡았지만 비용 상승으로 21대 생산에 그쳤다. F-22도 초기 예측은 700대였지만 가격 상승과 유지비 과다로 187대 생산으로 축소됐다. 역시나 스텔스 헬기로 각광을 받았던 RAH-66 코만치도 늘어가는 예산을 감당할 수 없어 프로젝트 자체가 포기한 것이다.

이처럼 스텔스 전투기가 너무 비싸 미국도 스텔스 전투기로만 공중전력을 구성하지 못한다. 현재 미 공군전투기 중 10% 미만만 스텔스다. F-35를 1800여 대 생산해 공군전력의 80% 이상을 스텔스로 채우려던 야심 찬 구상은 이미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근에는 공격 헬기의 무용론이 나오고있다. 2년이 넘는 장기화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서 헬기는 큰 힘을 못 쓰고 있다. 최근 러시아군 공격 헬기 Mi-28이 우크라이나의 자폭용 드론 공격을 받고 추락하는 영상이 공개돼 화제를 모은 것이 대표적읻.ㅏ

공격 헬기가 실전에서 드론에 당한 첫 사례다. 200억 원이 넘는 러시아군 Ka-52 공격 헬기 등이 1000만 원 안팎인 휴대용 미사일에 줄줄이 격추되면서 헬기 무용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개전 이래 러시아군은 300대 이상의 헬기를 잃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전장이 그야말로 ‘헬기의 무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탓에 미군은 헬기 대신 무인기와 유·무인 복합 시스템 투자를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일본 자위대도 우크라 전쟁 전에는 아파치 헬기를 추가 도입하려고 했지만 전쟁 양상이 전례 없이 흐르자 헬기 계약을 취소하고 무인 공격기를 증강하기로 결정했다. 호주 역시 대규모 아파치 헬기 도입 재검토 주장이 군 내부에서도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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