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최초의 온라인 복권에 당첨돼 170만파운드(약 32억 원)를 받은 여성이 8년간의 호화로운 생활 끝에 모든 재산을 잃고 남편과도 이혼했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17일(현지 시간) 더 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라라 그리피스(54)는 2005년 180만파운드 복권에 당첨된 후 사치스러운 생활을 이어가다 화재와 이혼 등 연이은 불운을 겪고 현재 어머니에 의지하는 처지가 됐다.
그리피스는 1997년 대학 시절 만난 남편 로저와 결혼해 첫째 딸 루비를 낳고 교사로 일하며 평범한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나 2005년 10월, 부부의 삶은 180도 바뀌었다. 영국 최초의 온라인 복권에 당첨된 것이다.
그리피스는 “새벽 2시30분경 남편이 보여준 컴퓨터 화면에 당첨금 180만파운드가 표시돼 있었다”며 “처음에는 사기로 의심했으나 복권 운영사 카멜롯이 당첨 사실을 확인해줬다”고 회상했다.
복권 당첨 후 부부는 직장을 그만두고 호화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두바이, 플로리다, 프랑스 등 해외여행을 다니고 15만파운드(약 2억6500만 원)를 들여 투자 목적으로 미용실을 구입했고 45만파운드(약 7억9400만 원)를 들여 헛간을 개조해 호화주택을 마련했다. 중고차 30대와 비싼 가방들도 구입했다.
하지만 복권 당첨 5년여 년 만인 2010년 12월 그리피스 가족의 삶은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원인 불명의 화재로 집이 전소된 것이다. 가족은 모든 세간살이를 잃고 8개월간 호텔과 그리피스 어머니 집을 전전했고 둘째 딸은 화재 트라우마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게 됐다.
이듬해 7월 집을 수리했지만 부부 관계는 회복되지 않았다. 결국 부부는 이혼을 결정했고 2013년 12월 이혼 절차가 마무리 될 무렵 부부의 재산은 바닥을 드러냈다. 그리피스는 “모든 재산을 처분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여기에 크론병 진단까지 받으며 건강마저 악화됐다.
현재 그리피스는 딸 루비(20)와 키티(17), 어머니와 함께 살고있다. 그는 “지금의 삶을 사랑한다”며 “재산을 모두 잃은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복권이 내 인생을 망치지는 않았다”며 “어떻게든 재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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