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위고비’가 비만 인구가 2억 명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대형 시장 중국에 상륙했다.
19일 로이터통신과 중국 매체 이차이 등에 따르면 덴마크의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자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중국에서 사용 승인 5개월 만에 출시됐다고 발표했다.
위고비 출시로 노보 노디스크는 경쟁사인 '일라이 릴리'와 본격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 일라이 릴리는 지난 7월 중국에서 비만 치료제 사용 허가를 받았으나 아직 제품은 출시하지 않았다.
두 회사는 비만 치료제 분야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2030년까지 이 분야의 시장 규모가 1500억달러(약 208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통신은 짚었다.
다만, 세계적인 품귀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노보 노디스크는 중국에서의 초기 출시량을 다소 제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차이는 중국에서 처음으로 이 약을 처방받은 환자와 관련한 자세한 정보를 공개했다.
푸단대 부속 중산병원 내분비학과장인 리샤오잉 교수에 따르면 중국에서 위고비를 처방받은 첫 환자는 15년 동안 비만으로 고생했던 40세 남자로, 최근 3년간 몸무게가 계속 증가해 한때 최고 체중이 120㎏이었다.
현재 체중은 102㎏이며, 체질량지수(BMI)는 32이다. 국제보건기구(WHO)는 BMI가 30 이상일 때 비만으로 정의하는 한편, 중국에서는 BMI 28 이상일 때를 비만으로 보고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공식적인 출시 가격을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 매체들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올라온 예약 서비스를 통해 가격을 추산했다.
처방기관별로 금액은 약간씩 다를 수 있으나 국내 출시가인 37만2025원보다 저렴하고, 미국의 1349달러(180만원)보다는 훨씬 더 저렴한 가격이다.
위고비는 중국의 국가 의료보험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제품이 병원과 약국을 통해 유통하는 과정에서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은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병원과 약국 등 여러 채널에 배치될 것이며 판매 가격은 지방 입찰 가격을 참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위고비는 주 1회 0.25mg으로 시작해 4주 간격으로 용량을 증량하는 방식으로 투약한다. 펜 모양의 주사제 한 개가 4주 투약분이다.
노보노디스크의 본격 판매를 계기로 세계 최대 비만 시장 중 한 곳인 중국에 진출하기 위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일라이릴리, 베링거인겔하임, 로슈, 화이자 등은 다양한 적응증에 맞는 GLP-1 기반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내 시메글루타이드 특허 만료를 기다리는 제네릭(복제의약품) 제약사들도 다수 있다.
인위적인 비만약 치료제에 기대하기보다는 자체적인 건강 관리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난징구루병원 내분비·대사 질환 의료센터 소장인 주달롱 교수는 “우리 경험에 따르면 순수 비만 환자는 각기 다른 개인적 상황에 따라 체중을 줄인 후 약물 복용을 중단할 수 있지만 여전히 건강한 생활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