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내부 도로를 지나는 차량에 통행세 성격의 시설 이용금을 내년부터 부과하겠다고 하면서 논란이 되자 관할 지자체가 과태료 부과를 예고하면서 제지에 나섰다.
부사 남구는 LG메트로시티 입주자대표회의에 '외부 차량 통행금지를 명시한 아파트 자체 규약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21일 밝혔다. 부산시 남구 용호동의 LG메트로시티는 2001년 1차부터 2004년 5차까지 완공된 총 7300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다.
남구는 공문에서 아파트 규약을 내달 19일까지 개정하지 않으면 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남구는 단지 내 통행료 징수는 아파트 시설을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공동주택관리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이 법에 따르면 단지 내 도로는 공동주택의 부대시설로 영리적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입주자대표회는 내년 1월부터 단지 내 도로를 통과하는 외부 차량에 대해 진입한 순간부터 30분당 500원의 시설 이용금을 부과하는 안건을 최근 의결했다. 입주자대표회는 이 같은 결정의 이유로 "단지 내 도로를 지름길로 이용하려는 외부 차들로 등하교하는 어린이들의 안전이 위협 받고 있고, 하루 3만 대의 통행량으로 도로 파손도 심각하다"는 입장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 2019년부터 단지 내 불법 주정차 문제를 이유로 1시간 이상 머문 외부 차량에 대해 시설 이용료를 부과하고 있다. 남구는 이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2019년 과태료를 부과했고, 아파트 측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등 공방 끝에 지난해 300여만원의 과태료가 확정됐다.
남구는 문제가 시정될 때까지 과태료를 반복해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남구 관계자는 "외부 차량에 대해서 아파트 차원에서 스티커를 붙이는 등의 대응은 가능하나 돈을 징수할 수는 없다"며 "내년에 실제로 통행료 징수가 이뤄지면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ocool@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