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생후 18개월 영아가 손가락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으나 15개 병원이 연이어 수용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21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1시47분께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생후 18개월된 이모 군이 어머니와 함께 보행 중 '차량 통행 금지' 철제 입간판에 손가락이 끼어 중지와 약지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서울대병원, 한양대병원, 서울아산병원, 고려대안암병원 등 서울 시내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15개 의료기관에 연락했으나 모두 환자 수용을 거절당했다. 해당 병원들은 정형외과 진료 불가, 환자의 연령, 접합 수술 여건 부족 등을 이유로 들었다.
당시 상황을 전한 구급대원은 "아이가 과다 출혈로 쇼크 직전이었다"며 “거리가 먼 지방 병원 이송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수도권 내 대부분의 접합 전문 병원마저 수용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 양모씨는 "뉴스에서만 보던 응급실 뺑뺑이를 직접 겪어보니 현실이 더 심각했다"며 "구급대원과 함께 직접 전화를 돌리며 수용 가능한 병원을 찾아야 했다"고 당시의 절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 군은 사고 발생 1시간여 만인 오후 3시께 서울 송파구 소재 뉴스타트병원에 이송돼 6시간에 걸친 접합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의료계 파업 사태로 인한 의료대란이 10개월째 이어지면서 중증 응급환자의 병상 확보난이 지속되고 있다. 의료계와 정부 간 협상은 여전히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어 당분간 의료 공백 사태가 계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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