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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5억3000만원"…한때 교황청 금서 목록 올랐던 '이 책' 경매 나온다

마키아벨리 '군주론' 희귀 초판 경매행

1532년 인쇄본

전세계 10여부 남아 있어

다국적 경매업체 소더비는 2024년 11월말부터 12월 중순까지 런던 경매장에서 열 '서책 및 원고' 분야 경매에 마키아벨리 '군주론'의 초판본을 내놓는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소더비 홈페이지 캡처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기 피렌체 공화국의 외교관이자 철학자였던 니콜로 마키아벨리(1469∼1527)의 저서 ‘군주론(Il Principe)’의 초판본이 경매에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다국적 경매업체 소더비는 이 책이 28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소더비 런던 경매장에서 열리는 '서책 및 원고' 분야 경매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더비는 이 희귀본의 예상 낙찰가를 20만∼30만 영국 파운드(3억5000만∼5억3000만 원)로 잡았다.

소더비에 따르면 이 책은 '군주론' 초판본과 또 다른 저작인 '피렌체사(史)'의 제2판 등 2개 책이 묶여 한 권으로 제본돼 있다. 책 크기는 가로 120㎜, 세로 174㎜다.

제본은 재질상 17세기 초 이탈리아 로마에서 이뤄졌을 공산이 큰 것으로 판정됐다.

다만 제목 페이지는 뜯겨 나가 있다. 이에 대해 소더비는 책 소유자가 당국의 압수를 피하려고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군주론은 1559년 교황청에 의해 불온서적으로 낙인찍혀 금서 목록에 올랐다. 이후 70여년이 흐른 후에야 해금됐다.

다국적 경매업체 소더비는 2024년 11월말부터 12월 중순까지 런던 경매장에서 열 '서책 및 원고' 분야 경매에 마키아벨리 '군주론'의 초판본을 내놓는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소더비 홈페이지 캡처




책에 찍혀 있는 도장 등을 보면 이 책은 피렌체의 공공도서관이 19세기 중반까지 소장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미국의 한 보험사업가를 거쳐 영국의 개인 수집가에게 넘어갔던 것으로 추정된다.

출판 장소와 인쇄업자, 인쇄일은 '피렌체사' 제2판 부분은 '피렌체, 베르나르도 준타, 1532년 3월 16일', '군주론' 초판 부분은 '로마, 안토니오 블라도, 1532년 1월 4일'로 나와 있다.

소더비에 따르면 이번 물품이 나오기 전까지 군주론 초판본 소장 기록은 전세계를 통틀어 도합 12건 있었고 모두 도서관 소장품이었다. 이 중 이탈리아 밖에 있는 것으로 기록된 것은 6건뿐이었다.

다국적 경매업체 소더비가 2024년 11월 홈페이지에 공개한 마키아벨리 '군주론' 초판본 경매 물품에 관한 설명. 소더비 홈페이지 캡처


현재까지 전해지는 군주론 초판이 정확히 몇 부인지는 알 수 없으나 10여부만 남아 있는 초희귀본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 팀이 관리하는 유럽 고서 목록 'USTC'에는 군주론 초판본 소장 기록으로 프랑스 1부, 로마 교황청 1부, 교황청 제외 이탈리아 5부, 스페인 1부, 영국 2부, 미국 1부 등 도합 11부가 나와 있다.

USTC는 인쇄술 도입 이래 1700년까지 활자인쇄로 유럽에서 제작된 서책들에 관한 정보를 정리한 목록이다.

소더비의 서책 및 원고 분야 전문가 게이브리얼 히튼은 "(군주론 초판본 중)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것은 이것 말고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우리가 알기로는 경매에 나온 것은 이게 처음이다. 적어도 최근 수십년간 경매에 나온 적이 없는 것은 확실하다"고 미국 CNN 방송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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