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등 각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와 여권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폭로가 이어지며 ‘명태균 게이트’가 여권 전반을 흔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4일 명 씨가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의 서울 서초갑 보궐선거 당내 경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담긴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여권을 압박했다.
민주당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명 씨와 강혜경 씨를 비롯한 지인 간의 통화 녹취록 5건을 공개했다.
한 녹취록에 따르면 명 씨는 2022년 2월 8일 강 씨에게 “(경선에서 조은희 후보가) 과반이 안 넘을 테니 결선투표에 갈 것”이라며 “그러니까 설문지에 조은희-이혜훈 1:1 결선 문항을 추가하라. 나중에 문제없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강 씨가 책임당원 명부 출처, 비용 입금 증빙 문제 등을 우려하자 명 씨는 책임당원 명부 출처는 후보자라며 “문제 되면 나중에 만들면 되지, 조은희인데”라고 답했다.
같은 날 명 씨는 강 씨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조사 중단을 지시했다. 그는 “내일 서초 건은 하지 말고 오늘 한 건 마무리해라. 당에서 전화가 왔다. 여론조사 돌리느냐, 나중에 문제가 된다고”라며 “오늘 것만 정리하면 돼”라고 말했다.
명 씨는 2022년 6월에는 지인과 통화 중 “(조은희)는 알잖아, 1년 반 전(부터) 나를 봤으니까”라며 “‘저 조은희도, 김영선도 만들어 주셨으니 명 대표님은 영남의 황태자’(라고 말했다)”고 했다.
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마디로 허무맹랑한 소설”이라고 반박했다. 자신이 서초갑 보궐선거 출마 과정에서 명 씨의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2022년 2월 8일 명태균 사장이 전화 와서 ARS 조사를 돌려서 추세를 알아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고, 이에 ‘내일모레 경선인데 지금 추세를 알아보는 것이 무슨 의미냐’며 거절했다. 8일 조사하면 다음 날 결과가 나올 텐데 경선은 10일 치뤄지기 때문에 조사의 실익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 밖에도 안동 지역의 재력가가 명 씨에게 ‘아들 채용 청탁’을 했다는 의혹, 2022년 지방선거 예비후보들과 ‘공천 거래’를 했다는 의혹 등 명 씨를 둘러싼 각종 폭로는 끊이지 않고 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경북 지역의 한 재력가가 명 씨에게 아들을 채용시켜 달라며 돈을 건넨 정황이 확인됐고, 그 아들은 현재 용산 대통령실에서 근무 중이라고 한다”며 “명 씨가 국정과 공당에 뻗은 마수가 눈과 귀를 의심케 할 지경”이라고 평가했다.
황 대변인은 “게다가 명 씨가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에게 신문지로 싼 돈다발까지 받아가며 공천 뒷거래를 했다는 보도까지 터져 나왔다”며 “이 정도면 국민의힘이 아니라 명태균의 힘으로 불러야 하는 것 아닌가. 국민의힘과 윤핵관들이 특검을 끝까지 거부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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