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원짜리도 50만원짜리도 '불티'…화장품 시장에 무슨 일

소용량·최저가 10대서 인기 속

명품뷰티 매출도 10∼20%대 신장

서울 중구 다이소 명동역점에 진열된 소용량 화장품. 연합뉴스

물가 상승과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화장품 시장에서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5일 유통·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10대를 중심으로 샘플을 묶어 판매하는 중고 거래나 용량을 줄이고 가격을 낮춘 균일가 제품이 주목받는 동시에 백화점에서는 명품으로 불리는 고가 브랜드 화장품 매출이 10∼20%대 신장률을 나타낸다.

가격이 저렴한 화장품을 찾는 수요는 중고 거래뿐만 아니라 1000원대 균일가 제품을 판매하는 다이소 화장품 인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올들어 10월까지 다이소 기초화장품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40%, 색조화장품 매출은 130% 각각 증가했다.

다이소의 3000원짜리 손앤박 '아티 스프레드 컬러 밤'은 6만원대 샤넬 립앤치크밤과 비슷하다는 입소문을 타며 한때 품절 사태를 일으켰다.

이에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 국내 대표 화장품 대기업들도 잇달아 균일가 시장에 뛰어들어 다이소에 5000원 이하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최근에는 편의점까지 나서 용량을 줄이고 가격을 낮춘 기획 제품을 내놓고 있다. GS25는 700원짜리 마스크팩을, CU는 3000원짜리 기초화장품을 각각 내놨다.

반면 고급 화장품 시장도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롯데백화점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0% 늘었다. 이중 명품 브랜드가 많이 포함되는 색조화장품 매출만 보면 증가율이 25%에 달한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화장품 매출은 16.1%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1∼9월) 명품 화장품 매출 신장률이 13.1%로 나타났다.

사진 제공=신세계

이런 명품 화장품에 대한 높은 수요를 반영하듯 프라다뷰티도 하반기 국내에 상륙했다. 현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더현대 서울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스킨 라인 세럼이 55만원, 크림은 54만원 정도로 기존 백화점 고가 브랜드보다 비싼 편이지만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8월 정규 매장 오픈에 앞서 열린 팝업 스토어에는 하루 1200명이 몰리기도 했다.

쿠팡도 에스티로더, 르네휘테르 등 고급 화장품 전용 로켓배송 서비스인 ‘알럭스(R.LUX)’를 지난달 선보인 바 있다.

일반 화장품 업체들도 주름 개선, 미백 등 기능을 더한 고가라인을 추가로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화장품 브랜드 연작은 지난 4월 고가 피부관리 라인 알파낙스를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 단독 상품으로 출시했다. 항노화에 효과적인 특허 성분을 함유한 라인으로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2배 이상 비싸다.

전문가들은 불황과 고물가 상황에선 소비 양극화가 심화한다며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