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여러 도시가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영국에서도 스코틀랜드와 웨일스를 중심으로 관광객에게 부과하는 세금인 ‘관광세’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4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의 지방 의회 거의 절반가량이 관광세로 불리는 의무적 추가부담금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예컨대 스코틀랜드 하일랜드 지방 의회의 경우 현지 주민과 업체들과 함께 내년 하순부터 모든 숙박객에 5%의 관광세를 매기는 방안을 상의 중이다.
스코틀랜드의 수도이자 제2도시인 에든버러에선 이미 관광세 도입이 사실상 확정됐다. 에든버러는 내년 7월부터 모든 숙박객에게서 5%의 추가 부담금을 징수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연간 5천만 파운드(약 880억 원)의 세수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영국에서 관광세가 시행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스코틀랜드와 마찬가지로 영국 연방을 구성하는 웨일스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웨일스 자치정부는 25일 유럽 각국과 스코틀랜드 등지의 사례를 참고해 자체적으로 마련한 관광세 도입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관광명소가 많은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등지에선 지나치게 많은 방문객들로 인해 현지 주민들의 삶이 침범당한다는 과잉 관광 논란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웨일스 자치정부는 관광세로 거둬들인 세수로 지역내 관광산업을 육성하고 생활편의시설 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잉글랜드 컴브리아주의 레이크 디스트릭트 국립공원 등지에서도 지속 가능한 관광을 위해 관광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지 자선단체 ‘레이크 디스트릭트의 친구들’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힐은 “레이크 디스트릭트 주민은 4만명에 불과한데 방문객은 연간 1800만 명에 이른다”면서 이로 인해 오폐수 처리장을 비롯한 기존 기반시설들이 과부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관광객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일종의 관광세를 도입한 세계 모든 곳에서 오히려 관광객이 늘어났다. 그건 그 장소들이 이전보다 더 나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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