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에 치러질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선거에 의료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의협이 회장 탄핵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 중인 만큼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면 전환점이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내년 1월 초 치러질 의협 회장 보궐선거에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소아청소년과 교수),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주수호 전 의협 회장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번 선거는 의료계 대표 강경파로 꼽혔던 임현택 전 회장의 탄핵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금까지 의협의 모습이 아닌, 의사와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줄 좋은 기회로 생각되기에 각오하고 나서보려 한다"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강희경 위원장은 의대 증원 추진에서 비롯된 의정갈등이 한창 고조되던 올해 5월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로 구성된 비대위의 세 번째 수장으로 선출돼 6개월째 활동 중이다. 지난 10월에는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과 정부 의료개혁 추진의 책임을 맡고 있는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실무추진단장 등이 참여하는 의정 간 첫 공개토론회를 성사시켰다.
다만 개원의 중심 단체인 의협의 새로운 수장으로 의대 교수가 선출될 지는 미지수다. 작년 이맘 때 의협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하고 의대 2000명 증원 발표 이후 대정부 투쟁 전면에 섰던 박인숙 전 자유한국당 의원(서울아산병원 전 소아심장과 교수) 역시 지난 선거 때 낙선했고 이번에도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후보들은 임 전 회장 못지 않은 강경파로 꼽힌다. 주수호 전 의협 회장은 "많은 고민과 주변과의 상의 끝에 의협회장 보궐선거에 나서기로 결정했다"며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다.
의정 사태 초반에 의협 비대위원장으로 활동했던 김택우 회장도 이미 출마를 공식화한 상태다. 의협 비대위원장에 나섰다가 낙선한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역시 공공연하게 회장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의정사태 이후 전국의대학부모연합과 의학교육 정상화 호소 궐기대회를 여는 등 세결집에 나서는 한편 임현택 전 회장을 비롯한 의협 전임 집행부가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는다며 사사건건 각을 세웠다.
의협 회장 후보 등록 기간은 다음 달 2∼3일로 3일 최종 후보자가 발표된다. 선거는 내년 1월 2∼4일 치러지고, 과반 득표자가 즉시 회장으로 취임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1월 7∼8일 결선투표를 진행해 당선자가 곧바로 취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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