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게시판 논란에 따른 당내 갈등에 직면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군 복무 중 사망한 장병의 유가족을 만나고 동덕여대 점거 농성 사건의 주동자 처벌을 거듭 주장하는 등 청년층 공략으로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군 복무 중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故) 홍정기 일병의 모친 박미숙 씨를 만나 전사·순직한 군인·경찰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내용의 국가배상법 개정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대표는 또 “나라는 누구를 배출했느냐는 것 못지않게 누구를 기억하느냐에 따라서 그 품격이 정해진다고 하지 않는가”라며 “나라를 위해서 공동체를 위해서 순직하고 희생하신 제복 공무원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헌법을 개정하지 않더라도 유족의 위자료 청구권은 국가배상법을 개정하면 인정할 수 있다”며 “너무나 명분이 큰 것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법 개정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동덕여대 학생들이 남녀공학 전환설을 두고 점거 농성을 벌인 것에 대해선 ‘주동자 책임론’을 재차 제기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남녀공학 전환 여부는 절차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며 “그러나 폭력은 안 되고 폭력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폭력을 행사한 주동자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건 젠더 갈등 문제도 세대 갈등 문제도 아니다. 상식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홍익대 정문 앞에서 당 수도권비전특위가 주최하는 ‘심층 면접-국민의힘 뭐하니’ 행사에 참석해 청년·여성 당원들과 당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
이 같은 행보는 당원 게시판에 한 대표 가족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을 게시 관련 의혹을 두고 당내 갈등이 계속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예상 밖’ 무죄 판결로 내우외환을 겪는 상황에서 청년 현안에 대한 밀착 행보로 돌파구를 찾는 모습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이끌었던 한 대표는 최근 “가상자산은 청년들의 자산 형성 사다리”라며 가상자산 과세 유예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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