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서울경찰청에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하고,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경영권 향방을 가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양측 고발전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26일 한미약품은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가 핵심 사업회사를 상대로 조직적이고 치밀한 업무방해 행위를 지속하고 있어 이를 바로잡기 위해 임종훈 대표를 고소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고소장을 통해 임 대표가 임직원을 동원해 핵심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의 재무회계, 인사, 전산 업무 등 경영활동의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별개 법인인 대표 업무 집행을 지속해서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한미약품이 인사조직을 신설하자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직위를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하고 지방 근무 발령을 낸 바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수개월 전부터 이러한 업무방해 행위를 중단하고, 원상회복과 업무 위탁 계약을 정상적으로 이행해 달라는 취지의 이메일과 내용증명을 여러 차례 발송한 바 있으나 방해 행위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이번 고소는 임 대표 개인으로 한정했지만 임 대표 지시를 받은 한미사이언스 여러 임직원도 적극 가담한 사실이 확인된 바 있어 이들에 대한 추가 조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3자 연합과 임 대표와 임종윤 이사 등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형제 측도 이달 3자 연합 측을 상대로 배임·업무방해 등 3건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박 대표 외 3인의 그룹사 고위임원,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 파트너스 김남규 대표 등 총 5인을 배임 및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으며, 송 회장이 2002년 설립한 가현문화재단에 이사회 승인없이 기부한 것을 문제삼아 송 회장과 박재현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이 외에도 3자 연합과 이들을 위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업체도 위계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한 상황이다.
한미약품그룹은 28일 개최될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정원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신 회장·임 부회장의 이사 선임과 형제 측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임종윤 이사가 제안한 자본준비금 감액의 안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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