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표 가족이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성격의 글을 올렸다는 의혹을 두고 27일 당내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친한계와 친윤계가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충돌한 데 이어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까지 한 대표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윤상현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에서 "대표가 빨리 정치적으로 매듭지어야 한다"며 "당원 눈높이에서는 '가족이냐 아니냐' 이걸 알고 싶어 한다. 만약 가족이라면 사과하고 빨리 다음 단계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내부의 자중지란 분열에 의해서 잘못된 정치적 상황으로 갈까 봐 대단히 두렵다"고 우려했다.
김용태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대표께서 일을 키우시는 거 아닌가"라며 "해명할 일이 있으면 해명하고, 사과해야 할 일이 있으면 사과하고 넘어가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당원 게시판의 익명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지도자나 여당 의원들을 향해 희화화하거나 조롱하는 건 익명성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하는 것은 조금 다른 부분이다. 감사나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3선 중진 의원들이 25일 비공개 만찬을 가진 자리에서도 추경호 원내대표에게 당원게시판 논란을 정리해달라는 요청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석열계가 아닌 중립 지대 의원들도 관련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친한계는 당원 게시판 논란을 키우는 정치적 목적이 '한동훈 끌어내리기'에 있다고 주장하며 방어막을 치고 있다. 한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원 게시판 논란을 놓고 전날 최고위에서 벌어진 공개 충돌에 대해 "없는 분란을 불필요하게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이번 논란을 통해 지적된) 당원 게시판 시스템을 바꾸는 일들을 하고 있는데, 계속 공격하는 것은 결국 한 대표의 리더십을 떨어뜨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사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입장을 표명했을 때 그분들은 믿지 않을 거고, 계속 다른 문제를 제기하면서 또 다른 답변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서 “익명으로 돼 있는 게시판을 실명으로 확인해 주는 것 자체가 정당법과 개인정보법 위반”이라며 “문제 삼아서 주장하는 모든 논란의 끝은 ‘한 대표는 사퇴하고 정계에서 은퇴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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