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지하철에서 취객들을 상대로 휴대폰을 훔친 일당과 이들로부터 휴대폰을 매입해 우즈베키스탄으로 몰래 팔아넘긴 장물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이달 8일 지하철 내 휴대폰을 훔친 60대 남성 A씨 등 3명과 이들로부터 휴대폰을 매입해 해외로 밀반출한 불법체류자 D씨(30대 남성, 우즈베키스탄 국적). 절도범 3명 중 2명과 D씨는 15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올해 9월경부터 ‘지하철에서 잠이 들었는데 휴대폰이 없어졌다’는 피해신고를 접수받고 폐쇄회로(CC)TV 200여 대를 분석해 절도범 A씨와 B씨를 특정했다. 또 이들을 추적해 장물업자 D씨와의 장물 거래 사실도 밝혀냈다.
절도범 일당은 CCTV가 없는 전동차만 골라 범행한 뒤 공중전화로 D씨에게 연락해 건물 안이나 골목길 등에서 만나 은밀히 거래했다. 경찰은 잠복수사 끝에 A씨와 D씨의 장물 거래 현장을 급습해 현행범 체포하고, D씨와 거래한 B씨 및 C씨를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수사 결과 A씨(절도 등 전과 11범)와 B씨(절도 등 전과 25범)는 단독으로 지난 9월 5일부터 11월 7일까지 심야 시간 지하철 승강장·전동차 내에서 술에 취해 잠든 피해자들의 휴대폰 8대(피해액 1150만 원)를 훔쳤고, 당일 새벽 D씨에게 공중전화로 연락해 지하철역 인근 대형 상가 비상계단 또는 건물 뒷편 골목길 등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장소에서 1대당 10~50만 원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D씨의 추가 범행 확인 중, C씨(절도 등 전과 5범)로부터 장물폰 2대를 70만원에 매입한 사실을 밝혀내고 절도 혐의로 검거했다.
불법체류 상태인 밀반출 장물업자 D씨는 절도범들부터 약 2개월간 장물 휴대폰 10대를 211만 원에 매입한 뒤, 항공 배송 물품 안에 휴대폰을 한 대씩 끼워 넣거나 보따리상을 통해 우즈베키스탄으로 밀반출 시키는 방법으로 대당 7~10만 원의 부당이득을 취하고 장물을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연말연시 술자리가 많아지는 만큼 지하철을 이용해 귀가 시 시민들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절도범은 환금성이 강한 휴대폰을 범행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휴대폰을 가방이나 안주머니에 보관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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