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해군장관 후보로 군 복무를 하지 않은 기업가 존 펠란을 지명했다. 해군장관은 해군의 무기 조달과 예산 등을 책임지는 자리로 한국 정부와 조선 분야 협력을 추진할 경우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는 26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펠란의 지명 사실을 발표하며 “그는 해군 장병들에게 엄청난 힘이 될 것이며 나의 ‘미국 우선주의’ 비전을 발전시킬 확고한 리더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펠란에 대해 “그는 무엇보다 미 해군의 사업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펠란은 하버드경영대학원(HBS)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후 플로리다에서 사모펀드 러거매니지먼트를 창립해 이끌고 있다. 델의 창립자 마이클 델의 자산을 관리하는 투자회사 MSD캐피털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하다. 펠란은 올 4월 기준 트럼프의 대선 캠프에 약 83만 달러(약 11억 6000만 원)를 기부하는 등 공화당의 큰손으로 떠오르며 당선인과 인연을 맺었다. 또 8월 콜로라도주 애스펀에서 열린 고액 모금 행사에 트럼프를 초청하면서 그의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가지 의아한 점은 펠란이 군 복무 경험이 없다는 사실이다. 해군장관은 민간인 보직이지만 주로 전역한 해군 장성 등 국방 분야에 경험이 있는 인사들이 주로 맡아왔다.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앞서 육군방위군 출신이지만 폭스뉴스 진행자였던 피트 헤그세스를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한 데 이어 펠란을 해군장관으로 지명한 것은 차기 행정부가 관료 대신 파격적인 인물을 선호한다는 명확한 신호”라고 짚었다.
한국 입장에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추진해온 조선업 협력이 차기 행정부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된 현 카를로스 델토로 해군장관은 미군이 해군력을 복원해 중국과 전략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경쟁력 있는 조선 산업을 보유한 한국·일본 등 동맹과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무엇보다 트럼프가 이달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의 쇠퇴와 한국의 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펠란의 지명은 상원 인준 절차를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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