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어린이 출판사가 이렇게 많은 지 처음 알았어요.” (30대 시민 김모씨)
부산 벡스코에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 아동도서전이 열리자 190여곳에 달하는 아동전문 출판사·단체들이 총출동했다.
이달 28일 문을 연 ‘2024 부산국제아동도서전’이 진행된 부산 벡스코 2홀에는 익숙한 한국어를 비롯해 일본어와 중국어, 영어 등이 고루 들렸다. 일본에서 온 편집자와 함께 도서전을 찾은 영국의 출판사 ‘어스본’에서 일하는 안주현씨도 그 중 하나다. 어스본은 어린이 사운드북, 팝업북의 강자로 우리나라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안 씨는 “부산에서 국제도서전을 한다는 소식이 많이 알려졌는지 일본의 동료가 먼저 연락이 와서 함께 참여하게 됐다”며 “지난 15일 열린 중국 상해 아동도서전에도 다녀왔는데 비교적 컴팩트하게 더 다양한 출판사를 만나볼 수 있어서 좋다”고 전했다.
개막 첫날인 평일 오전이지만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의 모습도 여럿 보였다. 초등학교에서 소규모 그룹으로 온 고학년 친구들은 기세 좋게 출판사 부스를 활보하며 다양한 체험들을 진행했다. 어린이들의 관심을 위해 출판사별로 다양한 굿즈 이벤트를 마련했는데 압도적으로 키링 제작 체험이 인기를 끌었다. 이동형 캐리어를 들고 다니며 책을 다양히 구매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한 아동 출판계 관계자는 “아동국제도서전은 파는 것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작가와 출판사 등이 다양하게 참여해 앞으로의 아동 도서 산업 전망을 논하는 자리 등이 마련되면 더욱 콘텐츠가 풍성해질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날 도서전의 주제는 ‘라퓨타’로, ‘걸리버 여행기’ 속 상상의 나라처럼 마음껏 상상력을 펼치는 것을 응원하는 의미로 지어졌다.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은 “부산국제아동도서전은 이제 1회를 맞았지만 지난 70년 간 출판인들과 작가들이 함께 발전해온 서울국제도서전이 발전한 모습”이라며 “이 중에서도 백희나, 이수지, 황선미 작가 등 우리나라 그림책 작가들이 전 세계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참석 인사들도 저마다 어린 시절 독서가 미친 영향들을 소개했다. 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은 “지금도 독서모임을 네 개나 진행하고 직접 낸 책도 10권이 된다”며 “어릴 속 감명 깊은 단 한권의 책이 여기까지 이끌었다”고 전했다. 이어 용 차관은 “이 도서전이 앞으로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산비엔날레와 함께 부산의 3대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윤수 부산광역시교육청 교육감은 “어린 시절 ‘갈매기의 꿈’이라는 책을 본 뒤 지금 이순간까지 정신적 사조로 삼고 있다”며 “아이들에게 꿈을 실어줄 수 있는 도서전을 부산에서 열어서 대단히 기쁘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