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2022년 한국수력원자력에 부과했던 319억 5000만 원의 과징금이 행정심판을 거쳐 180억 500만 원으로 감경됐다.
원안위는 28일 제204회 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발전용원자로설치·운영자에 대한 과징금 재처분안을 상정해 의결했다.
앞서 원안위는 지난 2022년 3월 한수원이 허가받지 않은 기기를 원전에 설치하는 등 원전 16개 호기에서 원자력안전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319억 5000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의결했다.
원안위는 네 차례 회의를 거쳐 한수원 위반행위 27건에 대해 기본금액인 277억 원을 부과하고, 반복적 위반행위 7건과 안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4건에 대해 42억 5000만 원을 가중하는 것으로 의결했다.
원안위 사무처는 가중과 감경 사유가 모두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당시 원안위 위원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가중사유만 반영된 채 과징금이 의결됐다. 이에 한수원은 같은해 4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행심위는 올해 8월 원안위가 처분 시 감경 사유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과징금 최고한도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한수원 청구를 인용 재결했다.
행심위는 절차 위반 23건에 대해 다른 발전소에서 허가받은 기기이거나 사후 변경허가에서 성능과 안전성이 적합한 것으로 확인된 점, 업무절차 누락이나 부주의에 기반한 점, 한수원이 원안위 요구에 응해 조사했고 개선방안을 마련한 점 등을 들어 감경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행정심판 결과는 행정청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
이에 원안위는 가중 건은 그대로 두고, 기존 사무처에서 제시했던 것처럼 감경 사유가 인정된 23건에 대해 50% 감경해 최종 138억 원을 감경하기로 했다. 여기에 과징금 한도액을 초과해 처분이 불가능한 1억 4500만 원을 줄여 최종 180억 500만 원을 부과했다.
이날 원안위는 월성 2호기 및 3·4호기 계속 운전에 필요한 주기적 안전성평가보고서(PSR) 심사 계획도 보고받았다. 이번 보고를 통해 이번 정부에서 계속 운전을 위해 신청한 원전 10개 호기의 PSR 심사가 모두 개시됐다.
내달 3일 임기가 마무리되는 유국희 원안위원장은 이번 원안위가 마지막이 됐다. 유 위원장은 회의 말미 “원안위에서 많은 분이 안전에 관련된 좋은 말씀을 많이 주셨다”며 “그런 것들이 우리나라 원자력 이용 시설에 대한 안전을 향상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해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