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역의 온천 도시들이 수입 감소와 고령화 비용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입욕세'를 인상하고 있다. 관광업계는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이 관광 시설과 서비스 개선에 투자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2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일본 관광업계에 따르면 시즈오카현 이토시는 지난 9월 내년부터 온천 입욕세를 현행 150엔(약 1,500원)에서 300엔으로 두 배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토시 관광국 가와모토 고 대변인은 "구체적인 세수 사용처는 내년 4월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면 결정될 예정"이라며 "입욕세 수입은 관광 예산으로 환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재원은 온천수 감소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우물 시추 등에 투입될 전망이다.
홋카이도의 노보리베쓰, 소베쓰, 도야코, 다테 등 도야-우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역의 도시들도 이미 입욕세를 인상했다. 이들 지자체는 확보된 재원을 지역 관광 인프라 개선에 투자하고 있다.
15년 이상 일본 관광업계에서 일해 온 애슐리 하비 여행마케팅 분석가는 "지자체가 징수한 세금을 관광산업 지원에 활용한다면 충분히 타당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지만, 60세 이상 노인을 위한 무료 온천 셔틀버스 운영 등 혜택을 제공하면 이해와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입욕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도입됐으며, 지방정부와 시 정부가 자율적으로 세율을 정하고 있다. 최근 다른 세수가 감소하면서 지자체들은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온천에서 추가 수입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일본국가관광기구(JNTO)에 따르면 10월 방일 외국인 관광객은 331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3020만 명이 일본을 방문했으며,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연간 기록(319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엔화 약세로 인해 입욕세 인상이 외국인 관광객의 지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토시도 전체 숙박객의 20%를 차지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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