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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국제적으로 어려운 시기, 정치인들 국민 마음 헤아려야"

"국제적으로 위험한 시기…정치적 안정 필요"

경희학원 미원평화상 첫 수상자로 '디 엘더스'

국내 정치 참여는 "전혀 관심 없다"고 일축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29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본관에서 열린 '미원평화상 수상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경희대




경희대가 세계 평화를 위한 전직 지도자들의 단체인 ‘디 엘더스(The Elders)’를 상대로 제1회 미원평화상을 수여한 가운데, 디 엘더스의 부의장을 지내고 있는 반기문 전 UN사무총장(현 보다나은미래를위한 반기문재단 이사장)이 “국제적으로 위험한 시기에 정치적인 안정이 필요하다”며 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29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본관에서 시상식에 앞서 열린 ‘미원평화상 수상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평화는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데서 비롯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디 엘더스를 대표해 상을 받은 반 전 총장은 미원평화상의 첫 수상 대상으로 선정된 데 대해 “미원평화상은 평화와 인류에 대한 공감과 지지의 상징”이라면서 “평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은 결코 혼자의 힘으로 이뤄진 건 아니기에 (이 상은) 다양한 공동체에 바치는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디 엘더스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철학을 이어받아 평화 구축·인권 옹호·기후 위기 대응 등 글로벌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전직 지도자들이 모여 탄생했다. 반 전 총장 외에도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 그라사 마셸 모잠비크 초대 교육부 장관,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등이 속해 있다. 이 중 노벨평화상을 받은 인물만 8명에 달할 정도로 세계적인 위상을 지니고 있다.

2년 넘게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점에 대해 반 전 총장은 “2022년 8월에는 엘더스를 대표해 우크라이나를 방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고 주민들이 학살당한 장소를 보기도 했다”면서 “국제사회가 여러 노력을 했음에도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점이 안타깝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7년 유력한 대선 후보로도 꼽힌 바 있는 반 전 총장은 국내 현안 중 시급한 문제를 ‘소통’으로 꼽았다. 반 전 총장은 “여야가 대화를 잘 해야 하고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려주기를 바란다”면서 “어떤 당이 집권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국제적·자연적으로도 위험한 시기이기 때문에 정치 지도자들이 미래지향적인 눈을 가지고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반 전 총장은 국내 정치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경희학원은 설립자 미원 조영식 박사의 공적을 기리고자 올해 처음으로 ‘미원평화상’을 제정해 수여했다. 상의 슬로건은 ‘인간에겐 사랑을, 인류에겐 평화를’이다.

‘인류애를 향한 빛’을 의미하는 라틴어 룩스 후마니타스(Lux Humanitas)는 우주 질서 안에서 평화와 공영의 지구공동사회의 길을 찾아 나서는 인간적 지혜와 실천을 상징한다. 경희학원은 수상자에게는 박은선 작가가 제작한 트로피 본상과 함께 부상으로 지원금 20만 달러(한화 약 2억 7000만 원)를 준다. 2회부터는 2년에 한 번씩 수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미원평화상 선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리나 보코바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디 엘더스의 수상 이유로 “40여 명 넘는 후보자·단체가 추천됐지만, 평화·지속가능성·공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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