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코로나19 전염병 당시 시행했던 ‘거리두기’ 이후 회식 문화는 많이 줄었다. 전보다 술을 즐겨 마시는 사람들도 점점 감소하고 있다. 채용 플랫폼 캐치가 Z세대 18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Z세대의 음주 빈도는 낮게 나타났다.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와 ‘전혀 마시지 않는다’의 응답이 각각 31%, 25%로 가장 많았다.
1인 가구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은 35.5%로 전년(34.5%) 대비 증가했다. 가구 수로 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782만 9035가구에 달한다.
◇술 안마시는 1인가구 증가에 김밥집 매출 껑충
음주·회식 문화가 줄어들고 1인 가구가 늘어나며 서울 주요 상권에도 변화가 생겼다. 김밥·간이음식 매출액은 점점 증가하는 반면, 식사 때 술을 곁들일 수 있는 한식 음식점 매출이 전체 상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중식·일식도 명동 상권을 제외하고는 매출액이 줄어들고 있다.
29일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몬’ 자료에 따르면 가산디지털단지·강남·여의도·홍대 등 서울 주요 상권 지역에서 김밥·간이음식업 매출이 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모여있는 가산디지털단지 상권의 지난 김밥·간이음식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2022년 80억 5593만 원에서 2023년 95억 2722만 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102억 원을 넘겼다.
서울 최대 상권으로 꼽히는 강남 지역에서는 김밥·간이음식 매출액(1~3분기 누적)이 2022년 186억 3282만 원에서 2023년 223억 6065만 원으로 늘어난 후 올해에는 224억 원을 돌파했다. 강남역 근처 A 김밥집의 지난해 연매출액은 4억 2764만 원으로 전년 3억 8824만 원보다 3940만 원 늘었다. 오픈몬 분석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강남구 역삼동 내 김밥·간이음식 점포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개 늘었고, 매출액은 6864만 원 증가했다.
금융권 기업이 모여있는 여의도 상권도 마찬가지다. 2022년 139억 2517만 원이었던 김밥·간이음식 매출액은 지난해 155억 4156만 원으로 늘었고 올해에는 155억 6490만원으로 집계됐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내 김밥·간이음식 점포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개 늘었고 매출액은 1억 5322만 원 늘었다.
20·30대 젊은이들이 모이는 홍대 상권 지역에서도 김밥집 매출 증가세가 확연하다. 2022년 141억 226만 원이었던 김밥집 매출액은 지난해 174억 4642만 원으로 증가했다.
◇회식 감소에 상권 전체 매출 중 한식업 비중↓
김밥집 매출 상승과 대조적으로 전체 상권 매출 중 한식 일반 음식점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한식 일반 음식점 업의 매출액 자체는 여전히 가장 많지만 그 비중이 계속 감소하는 만큼, 소비자들의 발길이 상대적으로 줄었음을 의미한다. 서울 5대 상권 중 가산디지털단지·여의도·홍대 3개 지역에서 한식 일반 음식점 매출 비중은 3년째 지속 감소했다. 한식 일반 음식점은 주로 국밥이나 찌개를 파는 집, 백반과 고기 류를 파는 곳들로 술을 곁들일 수 있는 음식이 많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여의도 상권 전체 매출 중 한식 음식점 업의 비중은 지난 2022년 17.46%에서 지난해 17.16%, 올해에는 15.77%로 뚝 떨어졌다. 홍대 상권에서도 한식 음식점 업 매출 비중은 10.17%였던 2022년에 비해 2년만에 7.82%로 급격히 줄었다.
◇외국인 메카 ‘명동’, 유일하게 중식·일식 매출액 증가
서울 주요 5대 상권 중 4개 지역에서 중식과 일식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모두 감소했으나 유일하게 명동 상권에서는 증가했다. 오픈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3분기 누적 50억 5635만 원이었던 명동의 중식 음식점업 매출은 지난해 60억을 넘기고 올해에는 61억 4037만 원으로 나타났다. 명동의 일식 음식업점 1~3분기 누적 매출액도 지난 2022년 49억 8373만 원에서 지난해 58억 624만원으로 올랐고 올해에는 61억원을 넘겼다.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주를 이루는 명동 상권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명동에는 하이디라오 등 중국 현지 본사에서 설립하는 매장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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