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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통령 암살' 발언 논란 부통령 탄핵추진…마르코스는 '반대'

대통령 "탄핵소추는 시간 낭비"…야권 "의회에 영향력 행사 말라"

AFP 연합뉴스




필리핀 의회에서 '유사시 대통령 암살' 발언해 논란이 된 세라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이 추진되는 가운데 부통령과 불화를 겪고 있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로이터통신과 현지 매체 필리핀스타 등에 따르면 마르코스 대통령은 "왜 거기에 시간을 낭비하느냐"라며 "국민 삶 개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날 취재진에게 말했다. 그는 이어 "큰 틀에서 보면 세라 부통령은 중요하지 않다"며 "탄핵 소추를 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필리핀 야권 진보정당연합인 마카바얀 등은 최근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을 주장해왔다.

마카바얀 측은 마르코스 대통령의 반대 입장 표명에 "의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뻔뻔한 시도"라고 비판하며 "두테르테 부통령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아직 하원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지만 탄핵에 필요한 의원 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입법부가 독립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여권은 탄핵보다 두테르테 부통령의 예산 유용 등과 관련된 진실 규명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하원은 부통령의 기밀 자금 유용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2022년 대선에서 마르코스 대통령과 두테르테 부통령이 러닝메이트를 이뤄 당선되면서 두 가문은 강력한 정치적 동맹을 구축했다.

그러나 이후 두 가문 사이에서는 불화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지난 6월 두테르테 부통령이 교육부 장관과 반군 대응 태스크포스(TF) 부의장에서 물러나면서 파국을 맞았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겨냥한 암살 계획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암살되면 마르코스 대통령과 가족 등을 죽이라고 경호원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대통령궁은 이 문제를 대통령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보고 국가 안보 문제로 간주하겠다고 밝혔고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필리핀 국가수사국(NBI)은 29일 출두하라고 소환장을 발부했으나 두테르테 부통령은 응하지 않았다. 변호인은 이에 대해 긴급한 일정이 있었다며 일정을 다시 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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