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내 사람 심기’가 이어지며 인사 논란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충성파’인 캐시 파텔을 연방수사국(FBI) 국장으로 내정한 데 이어 징역형 전과가 있는 사돈 찰스 쿠슈너를 주프랑스 대사 후보로 지명했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추수감사절 만찬 자리에서 트럼프 아내인 멜라니아보다 가까운 자리에 착석하며 머스크의 ‘인사 전횡’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1월 30일(현지 시간) 트럼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찰스 쿠슈너를 주 푸랑스 미 대사 후보로 지명한다”며 “그는 훌륭한 리더이자 자선사업가 겸 협상가”라고 밝혔다. 찰스 쿠슈너는 트럼프 장녀 이방카의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의 아버지로 트럼프와는 사돈 관계다.
찰스 쿠슈너는 부동산 개발로 거부가 된 인물로 트럼프와 삶의 궤적이 유사하다. 그러나 탈세, 불법 선거 자금 제공, 증인 매수, 위증 등 혐의로 2004년 2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전과가 있다. 트럼프는 지난 임기가 끝나기 1개월 전 그에 대한 사면권을 행사해 비판받기도 했다.
트럼프는 또 파텔 전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10년 임기의 FBI 국장으로 발탁했다.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임명한 크리스토퍼 레이 현 국장 임기가 남아 있으나 그를 해임하고 파텔을 기용하겠다는 뜻이다. 파텔은 트럼프 소유 기업인 트럼프미디어테크놀로지 이사를 맡고 있고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라는 입장을 지녔다. 당시 선거에 관여한 정치인과 언론인 등을 응징해야 한다고 주장해 FBI 국장 임명 시 정치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되며 차기 정권 실세로 떠오른 머스크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11월 28일 트럼프 자택에서 열린 추수감사절 만찬장에서 머스크가 트럼프 바로 옆자리에 앉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머스크의 ‘최측근’ 입지가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부인인 멜라니아보다도 가까운 자리를 차지해서다.
머스크가 지지한 털시 개버드가 국가정보국장(DNI)에, 무소속 대선 후보였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되며 기존 트럼프 캠프 인사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소식도 흘러나온다.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 후 SNS에 내각 인사에 대한 게시물을 다수 올리고 있다. 11월 7~20일까지 머스크가 정부 인사에 관해 적은 게시물만 70여 건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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