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대 완성차 업체 닛산이 실적 악화로 인한 기업 신용도 하락에 이어 구조조정 책임자인 최고재무책임자(CFO)까지 사임하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11월 3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스티븐 마 CFO가 사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사임 이후 회사에 남을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마 CFO가 사임하면서 닛산의 기존 최고경영진 중에서는 우치다 마코토 최고경영자(CEO)만 남게 된다.
마 CFO의 사임은 지난달 7일 발표된 구조조정안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우치다 CEO는 이날 결산 설명회에서 실적 부진에 따라 직원 9000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 세계 닛산 직원의 7%에 해당하는 규모다. 닛산은 구조조정을 통해 고정비를 약 3000억 엔(약 2조 8000억 원) 줄일 계획이다. 회사 운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자사가 보유한 미쓰비시자동차 주식 10%도 매각할 계획이다.
우치다 CEO는 생산 능력도 20%가량 줄이겠다고 밝혔다. 닛산의 전 세계 연간 생산 능력은 500만 대 이하로 이번 구조조정으로 20%를 줄이면 400만 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하락한다. 현재 닛산은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에서 투자 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등급을, S&P에서는 투기 등급(BB+)을 받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부진 등이 이유로 꼽힌다.
마 CFO 퇴임에는 일본 행동주의 투자자 무라카미 요시아키의 투자사인 에피시모캐피털매니지먼트의 압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닛산이 제출한 반기 보고서의 주주 명단에서 에피시모가 운용하는 펀드의 이름이 확인되면서 주가 개선 대책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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