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관세를 높이면 대응해 반격할 것입니다”
취 웨이시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CAITEC) 부원장은 지난달 25일 베이징 본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CAITEC은 2015년 중국 공산당이 설립한 최초의 싱크탱크로 무역 분야 정책 수립의 기초를 닦는다.
취 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을 겨냥해 관세 폭탄을 예고한 것을 두고 “예측하기 어렵지만 관세를 올리면 미국 중산층과 빈곤층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며 “미국 조치에 따라 각국이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관세를 인상하면 그 피해가 미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하는 한편 무역 전쟁 자체가 모든 나라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취 부원장은 내수 침체를 겪는 중국이 공급 과잉 물량을 다른 나라에 쏟아낼 경우 저가 경쟁을 촉발해 산업 전반이 침체를 겪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생산 과잉이 아니라 부족”이라며 적극적으로 반론을 펼쳤다. 그는 전기차를 사례로 들며 중국의 신(新)에너지 차량의 전체 판매량 중 수출 비중은 15%를 넘지 않는 반면 과거 독일이나 일본의 내연기관 자동차의 수출 비중은 50~80%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비율을 고려할 때 국내에 못팔아 외국에 떠넘긴다는 것은 성립이 안된다는 것이다. 취 부원장은 “아프리카나 라틴아메리카는 태양광발전 장비가 많이 필요하다”며 “오히려 중국이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 부원장은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역시 경제적 행위라며 정치로 연결시키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채광 시 야만적인 채광이라고 할 정도로 환경파괴가 심했다”며 “지금은 환경 보호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계획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희토류는 반도체의 중요한 소재로 무기화 해봤자 중국에 이득이 안되고 손해를 본다”고 덧붙였다.
취 부원장은 미국의 관세 인상을 염두에 둔 듯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거듭 언급했다. 그는 “산업망과 공급망 재배치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끊거나 방해해서는 안된다”며 “자유무역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과 중국 간 교류와 시너지도 기대했다. 취 부원장은 “한국은 헬스케어와 실버산업 연구개발(R&D) 등 지식 밀집형 서비스 분야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은 강한 수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에너지 저장, 바이오 기술에 강점을 보이고 중국은 고속철과 원자력, 신에너지분야 등을 잘한다”며 “양국이 더 높은 수준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는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에 속도를 내고 한중일 자유무역협상을 재개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또 양국이 녹색과 디지털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공동 R&D와 연구성과 공유를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최근 중국의 한국인 대상 비자 면제 조치로 양국의 관광산업이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한국도 중국 국민에 대한 비자 면제 정책을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