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의 라운드 후 루틴은 어떤 모습일까. 예전에는 샤워를 한 후 맥주나 칵테일을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게 일반적이었다면 요즘에는 꼼꼼하게 스트레칭을 하고 얼음 목욕까지 하는 등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지금의 선수들은 대부분의 주말 골퍼들은 시도하기 힘든 방식의 체계적인 루틴을 지키고 있었다.
최근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당신이 19번째 홀을 보내는 방법은 투어 프로와 비교해서 무엇이 다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난 수십 년 사이에 투어 프로들의 라운드 후 일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소개했다. 매체는 전현직 투어 프로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뒤 요즘 활동하는 프로들의 일상이 조금 더 ‘프로 정신’에 가깝다고 해석했다.
먼저 베테랑들의 이야기는 이렇다. PGA 투어 통산 4승의 찰리 호프먼(48·미국)은 “예전에는 라운드를 마치면 맥주나 칵테일을 한 잔 마시고 집으로 돌아갔다”고 했고 전 세계 랭킹 1위 리 웨스트우드(51·잉글랜드)는 “1990년대에는 라운드가 끝나고 나면 바가 북적거리는 게 일반적이었다”고 말했다. 프로 경력 20년이 넘는 선수들은 대부분 과거에는 경기 후 바에서 동료 선수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일상이었고 경기가 끝난 후 연습을 하거나 체력 훈련을 하는 선수도 거의 없었다고 한다.
반면 요즘 투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선수들은 라운드 후 자기 관리 루틴을 철칙으로 삼는다. 경기 후 코치와 함께 연습장에서 샷 점검을 하고 개인 트레이너와 웨이트 트레이닝 등 체력 훈련을 한다. 이후에는 물리치료나 마사지를 통해 부상 관리에 전념한다. 저스틴 토머스, 맥스 호마, 사히스 시갈라(이상 미국) 등은 염증과 통증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는 얼음 목욕을 즐긴다고 한다. 또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제이슨 데이(호주), 조던 스피스(미국) 등은 아예 운동 시설을 갖춘 개인용 트레일러를 마련해 이곳에서 몸을 단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장에 피트니스 차량이 머무르면서 라운드 전후 선수들의 운동과 회복을 담당하는 모습은 한국 투어에서도 일반화돼 있다.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드 안팎에서 노력하는 젊은 프로들의 모습에 베테랑들도 존경심을 드러냈다. PGA 투어 통산 8승의 밥 트웨이(65·미국)는 “요즘 젊은 친구들은 다각도로 체력을 단련한다. 내가 플레이하던 시절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다”고 했다. 웨스트우드는 “선수들의 프로 의식이 옛날보다 더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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