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8홀 최소 타수는 60타다. 단 2명만 이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61타를 친 선수도 4명에 불과하다. 62타는 16명이 갖고 있다.
한 해 한 명 나오기도 힘든 60타대 초반 타수가 올해 한꺼번에 쏟아졌다. 60타는 물론 61타와 62타를 친 주인공이 모두 나왔다. 전예성이 60타를 쳤고 마다솜이 61타 그리고 배소현과 이정민이 62타를 기록했다.
그럼 올해 최고의 라운드는 ‘전예성의 60타’일까? 아니면 ‘마다솜의 61타’일까? 코스마다 난이도가 다르고 그 날 그 날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딱히 누가 올해 최고 라운드를 했다고 단언하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 날 그 코스에서 친 다른 선수들의 기록과 비교한다면 어떤 선수의 스코어가 더 빛났는지 유추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전예성은 지난 4월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 최종일 보기 없이 버디만 12개를 잡고 12언더파 60타를 기록했다.
2017년 9월 이정은6가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60타를 친 이후 무려 7년 만에 나온 KLPGA 투어 18홀 최저타 타이 기록이다. 하지만 그 날 코스는 전반적으로 쉽게 세팅된 것으로 보인다. 김민별이 8언더파 64타를 쳤고 박지영이 7언더파 65타 그리고 이정민과 황유민도 6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이정민의 62타’는 바로 전 날 KLPGA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나왔다. 그 날 이정민 다음으로 나온 낮은 타수는 ‘한진선의 67타’였다. 타수 차이만 본다면 전예성의 60타 보다 이정민의 62타가 더 도드라져 보일 수도 있다. 이정민의 62타가 더욱 빛난 이유는 우승을 이끈 타수이기 때문이다. 전예성은 60타를 치고도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마다솜의 61타’ 역시 그날 두 번째 낮은 스코어를 친 선수와 5타 차이가 났다. 지난 9월 베어즈베스트 청라 미국·유럽 코스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최종일 마다솜은 61타를 치고 우승했다. 서어진과 빳차라쭈딴 콩끄라판(태국)이 마다솜 보다 5타 많은 66타를 쳤다.
배소현은 8월 더헤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더헤븐 마스터즈 2라운드에서 10언더파 62타를 기록했는데, 그 보다 낮은 타수는 겨우 1타 많은 ‘윤이나의 63타’였다. 65타도 1명 나왔고 66타는 7명이나 기록했다. 독보적인 스코어는 아니었지만 배소현은 당시 잡은 리드를 지켜 끝내 우승으로 연결했다.
상금왕과 대상 그리고 최저 타수상을 수상한 윤이나는 올해 63타를 세 번 기록했지만 모두 우승으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아쉬움이 남는 63타였던 셈이다.
그날 타수 차이만으로 본다면 10월 블루 헤런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기록한 ‘김수지의 64타’가 유난히 돋보인다.
개미허리 페어웨이에다 발목까지 차는 러프로 무장한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의 대회장 블루 헤런은 올해 KLPGA 대회 코스 중 첫 번째부터 네 번째까지 어려운 홀을 모두 배출한 ‘지옥의 코스’였다.
이런 악명 높은 코스에서 김수지가 3라운드 때 기록한 8언더파 64타는 ‘기적 같은’ 스코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언더파를 친 선수는 김수지 외에 4명뿐이었는데, 한 명은 70타를 쳤고 다른 세 명은 71타를 기록했다. 물론 김수지는 ‘무빙 데이’에서 잡은 선두를 최종 라운드까지 이어가 우승으로 연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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