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가 지난 1일 호주여자프로골프 ISPS 한다 호주 오픈에서 우승했다. 이번 우승으로 신지애가 통산 65승을 달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지애의 통산 승수는 ‘66’이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연 신지애는 통산 65승째를 기록한 것일까, 통산 66승을 달성한 것일까.
신지애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비롯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등 다양한 무대에서 뛰었다. 우승 횟수가 많은 데다 2개 이상의 협회가 공동 주관한 대회에서 우승한 경우도 있어서 각 투어별 우승으로 승수를 계산하면 헷갈리기 쉽다.
신지애의 통산 승수를 알아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투어별 승수를 합산하는 게 아니라 연도별로 우승한 대회를 세어 보는 것이다. 신지애는 2005년 1승, 2006년 4승, 2007년 11승, 2008년 10승, 2009년 4승, 2010년 4승, 2012년 2승, 2013년 1승, 2014년 4승, 2015년 3승, 2016년 4승, 2017년 2승, 2018년 5승, 2019년 3승, 2020년 2승, 2021년 2승, 2023년 3승, 2024년 1승을 거뒀다. 모두 합하면 66승이다.
그런데 어째서 65승이 된 걸까. 신지애는 고교 2학년이던 2005년 SK엔크린 인비테이셔널에서 KLPGA 투어 첫 우승을 거뒀다. 하지만 KLPGA 투어는 아마추어 신분 우승을 통산 승수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KLPGA 투어에서 21승을 기록한 신지애의 통산 승수가 KLPGA 홈페이지에 20승으로 기재된 이유다. 또한 신지애의 KLPGA 투어 마지막 우승은 2010년 KLPGA 챔피언십인데 당시에는 ‘통산 20승’ 달성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지애의 KLPGA 투어 통산 우승을 21승으로 표기하는 게 우세인 분위기다. 아마추어 신분 우승을 때에 따라선 넣고, 때에 따라선 빼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승수 계산에 착오가 생긴 게 아닌가라고 추측할 수 있다.
‘프로 통산’ 승수를 말할 때는 프로 신분으로 우승한 횟수만 넣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신지애처럼 아마추어 시절 프로 무대를 제패한 다른 선수들의 기록 집계를 보면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필 미컬슨(미국)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통산 45승을 거둔 것으로 집계하는데 여기에는 그가 1991년 노던 텔레콤 오픈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한 기록이 포함돼 있다. 같은 이치로 리디아 고(LPGA 투어 22승), 박세리(KLPGA 투어 14승), 김효주(KLPGA 투어 14승), 최혜진(KLPGA 투어 11승), 장유빈(KPGA 투어 3승) 등의 사례에서도 모두 아마추어 신분 우승을 통산 승수에 포함시키고 있다. 굳이 신지애의 경우에만 아마추어 우승을 뺄 명분은 없는 셈이다.
신지애는 이미 지난해 6월 JLPGA 투어 어스 몬다민컵 때 통산 65승을 달성했고, 이번 ISPS 한다 호주오픈 우승은 통산 66승째로 봐야 하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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