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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창군이래 최초 보병장군이 공병여단장 자리 차지했다[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관례는 공병대령 중에서 ‘직무대리’ 보직

국방장관 라인 임명한 무리한 ‘인사전횡’

육군 공병병과 마크




지난 11월 25일 국방부의 장성 인사 명단이 공개되면서 육군 공병병과가 자신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군 당국에 대해 성토가 빗발치고 있다. 육군의 인사를 책임지는 육군본부도 논란이 되는 인사에 대해 국방부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지만 묵살되면서 불만이 폭증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유인 즉 공병병과 출신이 보직되는 준장 자리를 전투병과인 보병병과 장성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공병은 전쟁 시에 다리를 놓거나 폭파하는 등 유사시에 보병의 전투력을 높이기 위한 전투지원과 평상 시에 진지구축 등 시설공병으로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병과다. 문제는 이 같은 요건을 전혀 갖추지 않은 보병병과 준장 출신이 공병여단장을 맡게되면서 기존 작전계획(개념)을 간과하는 국방부 인사는 결국 장관 측근으로 주요 보직을 채우기에 위한 인사 병폐로 초래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방부와 육군 등에 따르면 2024년 장군 정기인사 때 공병병과 출신이 가는 공병여단장 직위에 보병장군이 창군이래 처음으로 보직됐다. 5개 공병여단장 직위 중에 2개 자리를 보병장군이 차지했다. 3공병여단장과 7공병여단장 자리다.

군 관계자는 “국방부에서 올해 장군 인사를 하면서 국정감사에서 공병장군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인사 검토를 진행했다”며 “다만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인사 방침을 지시한 것이 있어 보병장군 인사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공병장군 직위를 보병출신으로 보직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우리 군의 육·해·공준 준장 이상 장군 자리는 370여개다.

기존에는 준장 자리인 공병여단장 직위에 공병병과 출신의 유능한 대령 중에 선발해 직무대리로 보직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다. 그러나 올해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외파병을 보낼 대상으로 공병병과는 1순위에 오를 만큼 중요성이 높아 준장이 보직되는 공병여단장 직위에 대령급 직무대리가 아닌 공병병과 출신을 준장으로 진급시켜 보직해야 한다고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이에 국방부도 지적 사안에 동의한다며 올해 장성 인사에 반영하겠다고 했지만 창군이래 전례에 없는 보병장군을 공병여단장(준장) 자리에 보직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장군으로 진급하면 병과 개념이 없어지기 때문에 이번처럼 보병장군을 공병여단장으로 보직하는데 법적 문제는 전혀 없다”며 “공병여단장으로 보직을 받은 분들은 군수병과 출신으로 공병병과와 연계가 있고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육군 제3공병여단


육군 제7공병여단


육·해·공군 각 군에는 전투병과로 불리는 기본병과(보병·포병·기갑 등)와 전문성 있는 병과(군수·통신·공병·재정·정훈 등)와 특과병과(의무·법무 등)가 있다. 이를 기반으로 군의 핵심인 전투병과는 준장을 거쳐 대장(★★★★)까지 각 군을 이끄는 참모총장과 전 군을 이끌게 되는 합동참모본부 의장까지 올라간다.

반면에 전문성이 있는 병과는 육군의 경우 소장급(★★)까지 올라가는 게 관례다. 실제로 군수와 통신, 공병 등의 전문성이 높은 주요 병과는 준장에 이어 소장급까지 진급해 병과장에 올라 자신의 병과를 총괄한다.



하지만 이번 장군 인사에서 창군이래 처음으로 육군 보병출신 준장이 공병장군 직위인 공병여단장에 보직되면서 육군 공병병과 내에 군 당국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공병여단장은 전투임무와 작전계회수립, 지뢰제거 작전, 군 단장의 공병참모 역할 등 상당한 수준의 전문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자리로 보병출신 준장이 차지하면 북한을 상대로 한 작전과 훈련, 한미 연합훈련 과정에서 분명한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는데 보병출신 준장을 보직하는 인사를 강행한 배경이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공병여단장은 예하 부대 지휘관이나 참모들을 지휘·감독하는 책임자로서 미래 버전과 작전계획 수립해야 하지만 보병출신 지휘관은 공병병과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지휘관으로서 능력을 발휘하는 역량 및 예하 부대 통제가 안되는 단점을 극복할 수 없다는 현실적 장벽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공병여단장 직위의 보병장군 보직은 창군이래 첫 이례적 인사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입김이 강하게 반영되면서 인사권을 갖고 있는 육군본부의 의견도 무시된 채 인사를 강행해 국방부의 인사전횡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각군 총장은 합참의장의 군령권(작전권)을 제외한 인사·예산·군사법권·감사권및 부대훈련등의 책임과 권한 행사의 전권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장성 인사에서는 국방부의 입김이 너무나 강해 육군 공병병과 장성인사를 포함해 참모총장이 인사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국회 국방위 관계자는 “육군의 공병병과 출신 준장이 가는 공병여단장 직위에 보병장군을 보직하는 것은 시작에 불과할 뿐”이라며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실세 국방부 장관이 가면서 인사권을 독점하는 탓에 장관과 같은 보병출신의 측근을 장군으로 진급시키기 위한 무리수가 계속 될 수 밖에 없고 특히 내년 상반기 대장급 인사에서 해군출신 합참의장을 임기가 끝나기 전에 교체하려고 큰 폭의 대장급 인사를 벌써부터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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