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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 세계 최초 로봇·센서 활용 방사성핵종 분리 장치 개발

분리 시간, 작업자 노동력, 시료 사용량, 핵종 분석물 손실 최소화

방사성폐기물의 교차오염 없는 신속하고 효율적 분석 기대

방사성핵종 분리 시스템인 ‘오픈프랩 센서 이벤트로 작동하는 개방 칼럼 크로마토그래피 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진. 왼쪽부터 방사성폐기물핵종분석실 오심온 선임연구기술원, 선진핵주기기술개발부 이종광 책임연구원, 방사성폐기물핵종분석실 유정보 실장.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신개념 핵종 ‘분리’ 장치를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진핵주기기술개발부 이종광 박사팀은 세계 최초로 로봇과 센서를 활용한 핵종 분리 장치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방사성폐기물 관리 시 안전 처분, 부피 감용 등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방사성핵종 분석을 필수로 진행해야 하는데 분석은 크게 전처리, 분리, 계측 과정으로 나뉜다.

핵종 분리는 방사성폐기물을 녹인 시료에 특정 핵종과 반응하는 시약을 투입해 각 핵종을 분리하는데 중력으로 분리 용기에 시약을 투입하는 수동 방식과 펌프를 활용한 자동 방식이 있다.

수동 방식은 시약의 속도를 조절할 수 없고 자동 방식은 펌프와 밸브, 밸브와 연결된 다수의 튜브 등 구성요소가 복잡하고 사전에 정한 시간에 따라 밸브를 조절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자동 방식은 특히 시약 투입을 조절하는 밸브와 시약이 이동하는 튜브에 방사성 시료가 남아있지 않도록 매번 세척해야 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분리 장치는 자동 방식을 사용하되 방사성 시료와 접촉하지 않는 액체 취급 로봇으로 시약을 투입한다. 시약 반응으로 분리된 시료는 각각 구분되어 다음 계측 과정을 위해 모여진다. 로봇 덕분에 시료가 잔류하거나 막힐 우려가 있는 밸브가 필요 없어졌고 튜브 사용량도 획기적으로 줄었다. 이에 방사성 시료와 접촉하는 구성품을 손쉽게 교체할 수 있어 시료 잔류로 인한 교차오염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핵종 분리 용기에 비접촉 센서를 최초로 적용했다. 센서는 시약이 모두 투입된 것을 감지해 분리 용기 내부의 흡착제에 핵종이 흡착되거나 분리되는 과정이 끝나는 것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기존에 설정한 시간만큼 펌프를 작동하는 방식보다 정확하게 분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하나의 시료에서 테크네튬(99Tc), 스트론튬(90Sr), 철(55Fe), 나이오븀(94Nb), 니켈(59,63Ni)을 순차적으로 분리하는 공정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연구원 방사성폐기물화학분석센터와 협력해 수행한 유효성 평가를 통해 Tc, Sr, Nb, Ni은 기존 방식보다 3배 빠르게 분리하면서도 83~97%에 달하는 높은 핵종 회수율을 달성했다. Fe는 기존 방식과 달리 시약의 양과 속도를 정확히 조절해 약 33% 더 오래 반응시킬 수 있어 보다 우수하고 정밀한 결과를 얻었다.

이번 성과는 분석 화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애널리티컬 케미스트리(Analytical Chemistry)에 ‘오픈프랩: 센서 이벤트로 작동하는 개방 칼럼 크로마토그래피 시스템(OpenPrep: sensor event-driven open column chromatographic sample preparation system)’이라는 논문명으로 11월 11일 온라인 게재됐다. 또한 개발 기술 관련 다수의 특허도 등록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류재수 선진핵주기기술개발부장은 “향후 기술 상용화를 통해 원자력 시설의 운영이나 해체 시 발생하는 방사성폐기물을 더욱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적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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