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키르기스스탄 정상이 수교 32년 만에 양국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경제와 에너지, 공급망 등 전 분야에서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나가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키르기스스탄 정상회담을 열고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키르기스스탄 정상이 한국을 찾은 것은 2013년 이후 11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중앙아시아 지역 내 중요한 협력 파트너인 키르기스스탄과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나가고 싶다”고 손을 내밀었고 자파로프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격상된 관계를 바탕으로 에너지·공급망·무역 등 전 분야에서 호혜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국은 이날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양해각서(MOU)를 맺어 비즈니스 친화적 환경 촉진, 기술 무역장벽 해소 등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또한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의정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기본 약정, 에너지 분야 및 핵심 광물 협력 MOU 등 협력 사업을 구체화할 총 10건의 문서를 체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국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게 됐다”며 “풍부한 수자원과 광물 보유국인 키르기스스탄과 에너지, 공급망 분야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파로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 군사 협력으로 국제 정세의 불안이 커진 데 대해 우려하며 ‘8·15 통일 독트린’ 등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러북의 불법 협력이 고도화하고 있는 엄중한 시기에 국제사회가 단호한 메시지를 발신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파로프 대통령은 북한의 유엔헌장과 안보리 결의상 의무 준수를 촉구하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협력해나가겠다”고 했다.
아울러 자파로프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중앙아시아 외교 전략인 ‘한·중앙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을 지지하는 한편 내년 ‘한·중앙아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자파로프 대통령은 4일 한국 기업들의 키르기스스탄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투자 다이얼로그’를 개최하고 SK하이닉스(000660) 공장,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을 각각 시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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