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데 대해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미국과 한국의 동맹관계가 큰 시험대에 올랐다”며 사안을 비중있게 다뤘다. 세계 각국의 외신들을 계엄 상황을 주요 소식으로 보도하며 예상치 못한 소식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3일(현지 시간) NYT는 홈페이지에 별도의 실시간(Live) 페이지를 만들어 한국의 상황을 전했다. NYT는 이번 계엄 사태를 한-미 동맹의 관점에서 풀이했다. NYT는 “수십년 동안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미국의 동맹국 중 하나였고, 강력한 권위주의 국가와 경쟁하는 지역에서 민주주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던 국가”라며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미국과 한국과의 동맹은 수십년 만에 가장 큰 시험대에 직면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같은 분석과 관련 조 바이든 대통령이 그동안 윤 정권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중국과 북한,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해 군사 관계를 강화한 상황에서 이번 계엄 이후 상황을 어떻게 처리할 지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봤다.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인 카리슈마 바스와니는 이번 계엄사태를 두고 “윤 대통령의 반민주주의적인 행보는 미국에겐 실제 문제이지만 중국에게는 승리”라고 평가했다. 한미 동맹의 강도가 약해질 수 있어 중국 입장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취지의 논리다. 그는 “워싱턴에 있어 윤 대통령의 민주주의 절차 전복은 어려운 딜레마를 안겨준다. 평소 단호하고 믿음직한 미국의 동맹인 서울에 계속 의지할 수 있을까”라며 “앞으로 닥칠 수 있는 잠재적 혼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백악관과 바이든 행정부는 예상치 못했던 상황임을 밝히면서도 한미 동맹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는 “행정부는 한국 정부와 접촉하고 있으며 더 많은 것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면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있다”며 “미국은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고, 현장에서 보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입장을 냈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행사 연설에 앞서 “한국과 우리의 동맹은 철통과 같으며 우리는 불확실한 시기에 한국을 지지한다”며 “한국의 정치적인 논쟁이 법치를 기반으로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의회를 통제하고 공산주의 북한에 동조하는 야당에 맞서 싸우면서 반국가 세력을 제거하겠다’고 한 윤 대통령의 발표를 전하면서 “이 놀라운 움직임은 1980년대 이래로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권위주의 지도자 시대로 거슬러 올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AP통신은 1979년 10월이후 한국의 첫 계엄령이자, 1987년 한국이 민주화된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뉴욕 증시에서는 초기 한국 관련 주식이 급락하다 의회의 계엄 해제 의결 이후 낙폭을 줄이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한국 주요 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는 아이셰어 MSCI 한국거래소 상장펀드(EWY) 상장지수펀드(ETF)는 한때 7% 가량 하락했다가 현재 2.38% 로 낙폭을 줄였다. 뉴욕증시에서 거래되는 한국기업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도 하락 중이다. 4% 이상 떨어졌던 한전은 현재 2.4% 하락 거래되고 있으며 포스코홀딩스는 7% 대로 급락하다 현재 4.34% 떨어진 수준이다. SK텔레콤은 2.03% 하락했다. 직접 상장한 쿠팡의 주가는 8% 가량 떨어졌다가 현재 4.1% 떨어져 거래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원화는 이날 달러당 1444.65원까지 올랐다가 현재 1418.1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시장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금융·외환 시장안정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발표 이후 원화 가치 하락폭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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