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형제 대신 자원입대해 20세에 전사한 호국영웅의 신원이 4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전사한 지 73년 만이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4일 경상남도 통영군의 고(故) 이형갑 일등중사(現 하사) 유가족 자택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가졌다고 밝혔다. 국유단은 2004년 충북 단양군 단양읍 마조리 3번지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6·25전쟁 당시 ‘안동지구 공비토벌 작전’에서 전사한 이형갑 하사로 확인한 바 있다. 고인은 1931년 2월 경상남도 통영군에서 3남 2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결혼한 형을 대신해 1950년 10월 부산의 제2훈련소에 자원입대했다. 유가족 증언에 따르면 고인은 어릴 때부터 고생을 많이 했고 결혼도 하지 않아 가족들이 입대를 만류했지만, 가족들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일념으로 전쟁에 참전했다. 이후 고인은 국군 제2사단에 배치돼 수많은 전투에 참전하던 중 안동지구 공비토벌 작전에서 북한군 패잔병을 소탕하던 중 1951년 4월 25일 열아홉 살의 나이로 장렬히 전사했다. 유가족 대표인 친조카 이영곤 씨는 “아버지께서 생전에 삼촌을 많이 그리워하셨는데 유해를 찾아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후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총 240명으로 늘었다. 국유단은 희망하는 유가족들을 직접 방문해 유전자 시료를 채취하는 등 전사자 신원 찾기에 집중해왔다. 6·25 전사자의 유가족으로서 전사자의 친·외가를 포함해 8촌까지 신청 가능하다. 유전자 정보를 통해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100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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