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사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비상계엄이 철회되지 않았다면 헌법의 위기뿐 아니라 한미동맹에도 위기가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빅터 차는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부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많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미국과 한국을 포함해 격렬한 정치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여야 간에 심한 다툼이 계속되고 있었지만 국내 문제에 머물러 있었다. 이번 비상계엄 선포로 본격적인 정치 위기로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것이 큰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에서는 북한이 불안정하고 남한은 안정적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상황이 모두 달라졌다”면서 “여야가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철회한 것은 민주주의가 작동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도 큰 관심을 갖고 평화적 해결을 바라왔다. 반도체와 경제안보, 북한 문제 등 미국은 여러 면에서 한국에 의존하고 있고, 미국에 한국은 지금도 좋은 동맹국”이라며 “비상계엄이 철회되지 않았다면 우리 헌법의 위기일 뿐 아니라 한미동맹에도 위기가 됐을 것이다. 앞으로 문제는 윤 전 대변인이 정권을 유지할 수 있느냐 여부”라고 부연했다.
그는 “현재 북한은 큰 위협이고 중국은 더 억지스럽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심각하다”면서 “한국에서 야당이 정권을 잡더라도 한미일의 연계를 유지하도록 압력이 가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한미일에 있어서 진짜 변수는 (내년 1월에 취임하는)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군사 훈련에 자금을 제공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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