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대학가의 시국선언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긴급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비판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날 새벽 동국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비대위원장·단과대 학생회장 등 명의로 시국선언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고 “6시간가량 이어진 ‘계엄의 밤’은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며 국가안보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크나큰 어둠으로 대한민국을 잠식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극악무도하고 반국가적인 비상 계엄령 선포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동국대 단과대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탄핵과 같은 현시점에서의 민감한 주제를 배제하고 비상 계엄 선포를 규탄하는 내용을 담았다”면서도 “시국에 대해 많은 학우가 정치색을 떠나 분노하고 있다” 학내 분위기를 전했다.
전날인 3일 밤 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서강대도 각각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 모두 계엄 선포에 위법성을 지적하면서 윤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헌법질서’를 짓밟았다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연세대 총학생회는 민주주의와 헌법 질서를 위협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내용도 절차도 위헌적인 계엄령으로써 입헌주의를 위협한 반국가세력은 누구인가”라고 물으며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모든 시도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보고되는 등 비상 계엄의 여파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학가의 행동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숙명여대·건국대·홍익대·서울여대가 이날 시국선언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이날 오후 5시부터 관악캠퍼스에서 전체 학생총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문 작성을 위한 재학생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앞서 서울대 총학생회, 고려대 교수·연구자 370명, 서울과기대 재학생·동문회 등이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규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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