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현재 미국 경제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시작되더라도 연준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행위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월 의장은 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미국 경제는 놀라울 정도로 좋은 상황에 놓여 있다”며 “전 세계 다른 큰 경제권들에 부러움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시점 경제는 9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강한 상태”라며 “노동시장의 하방 위험은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서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동시에 고용시장의 리스크도 줄어드는 ‘골디락스 경제’라는 진단이다.
파월은 이에 따라 연준이 신중하게 금리를 결정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봤다. 다만 그는 17~18일로 예정된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 전망에는 말을 아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연준의 독립성 침해 시도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연준의 독립성은) 의회의 양당이 아주 폭넓게 지지하는 개념”이라며 “이 지점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부의 희망과 관계없이 의회에서 연준의 독립성을 해치는 취지의 법률 개정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에 대해 “나는 그를 잘 모르지만 다른 재무장관과 같은 종류의 관계를 가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베센트 지명자는 차기 연준 의장을 조기 지명해 그림자 의장을 두면 파월 의장을 해임하지 않더라도 그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발언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연준과 행정부 사이에는 일련의 제도적 관계가 있다. 재무부 장관과 연준 의장은 75년 동안 매주 아침이나 점심을 함께 먹었다”며 “차기 행정부와도 같은 종류의 관계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은 이날 비트코인의 부상이 달러의 신뢰를 위축시키느냐는 질문에 “비트코인은 달러의 경쟁 상대가 아니라 금의 경쟁 상대”라며 “비트코인은 가상이고 디지털 기반일 뿐 금과 같은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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