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함으로써 후폭풍이 이어지던 5일,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제막식에 윤석열 대통령의 화환이 등장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5일 경북 안동 경북도청 앞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제막식이 열렸다. 박정희 동상 건립 추진위원회’는 이날 오전 이철우 경북지사를 비롯해 각계 인사와 시민 등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 전 대통령 동상 제막식을 진행했다.
제막식에는 전광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윤 대통령의 축사도 대독할 예정이었으나 비상계엄 후 총사퇴로 생략됐다. 그러나 한 켠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 화환이 놓여져 있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박 전 대통령 동상은 8.2m 높이였다. 동상 앞면 하단에는 ‘오천년 가난을 물리친 위대한 대통령 박정희’, 뒷면 하단에는 그의 생전 어록이 새겨졌다. 동상 뒤에는 박 전 대통령의 업적, 사진 등을 소개하는 배경석 12개가 배치됐다.
5·16 군사정변을 소개하는 배경석에는 ‘5·16 혁명 주도’로 표기돼 있었다. 국사편찬위원회, 국가기록원 등은 1961년 5월16일 일어난 쿠데타를 ‘군사정변’으로 쓰고 있다. 대법원도 2011년 국가보도연맹사건의 피해자 소송 판결문에서 이 사건을 ‘쿠데타’로 정의했다.
박 전 대통령은 1961년 5·16 군사정변을 일으키며 계엄을 선포한 것을 시작으로 1964년 한일협정에 반대하는 6·3항쟁, 1972년 10월 유신, 1979년 부마민주항쟁에 잇달아 비상계엄을 선포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제막식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과 시민단체 등은 동상 건립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경제를 살렸다는 말은 억지 위인 만들기”라며 “이 땅의 수많은 노동자의 짓밟힌 권리 위에 세워진 것이며 농민들의 피눈물 없이 이룩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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