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이 정부가 전략비축유를 유지하듯 비트코인을 국고로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정부가 ‘전략비축 비트코인’을 쌓아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전략비축유를 유지할 필요성과 100년 전 포트 녹스에 금을 보관할 필요성을 구별하고 “지지할 수많은 가격 가운데 왜 굳이 정부가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축적해 아무런 소득 없는 재고를 쌓아두는 선택을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앞선 7월 비트코인 컨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을 연방 정부의 새로운 전략 자산으로 비축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미 연방 정부는 비트코인을 약 20만 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 친(親)암호화폐 인사인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을 지명했다. 다만 서머스 전 장관은 “암호화폐가 지나치게 열성적인 규제 당국에 의해 과도하게 규제된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금융 혁신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차기 행정부에서 신설될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가 연방정부 지출을 2조 달러 삭감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과 관련해 “실제 연방정부의 급여 지출 총액은 그보다 작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 정부 지출 대부분은 국방과 노인 지원과 관련돼 있다”며 “이는 정치적으로 바꾸는 게 엄청나게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받을 자격이 있다고 느꼈던 것들을 더 이상 받을 자격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정치적 용기를 가져야 한다”며 “(다만) 정부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필요성을 설득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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