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사실상 찬성 입장을 시사하자 7일로 예정됐던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당기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한 대표의 입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윤 대통령 탄핵 표결을 앞당기는 방안에 대해 “지금 저렇게 불확실한 얘기를 믿고 미리 당겨서 협의를 할 필요가 있는가, 그런 생각이 일단 든다”고 말했다. 한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요청은 했는데 아직 결정을 통보받지 못했다. (한 대표 측에서) 오후에 다시 연락하자는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또 “사실 오늘 밤이 저는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이 드는데, 제가 가진 감으로 본다면 오늘 밤 새벽에 또 뭔가 일을 벌이지 않을까 그런 걱정이 들긴 한다”며 ‘2차 계엄’ 가능성을 우려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 집행 정지가 필요하다”며 입장을 선회하자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당내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의원총회에서는 탄핵소추안 표결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도 논의될 전망이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가 끝난 뒤 “한 대표의 입장이 보도된 이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고, 12월 3일 당일에 짐작했던 것 이상으로 치밀하게 의원, 정치인 체포 시도가 있었던 것과 이번 내란 사태에서 매우 중요한 작전이었던 걸로 파악되고 있다”며 “윤 대통령 옹위 세력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판단해 이런 비상한 상황 인식 떄문에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다”고 전했다.
탄핵소추안 표결 시점 변경에 대해서는 “의장실에 본회의 일정 변경을 요청한 바는 아직 없다”며 “일단 신중하고 침착하게 대응할 것이고, 지금 한 대표 쪽의 입장이 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필요하면 본회의를 앞당기는 방안도 의장실과 협조해서 추진할 수 있지만 아직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는 7일 오후 7시로 예정됐던 표결을 2시간 당겨 오후 5시에 추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박성준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당초 오후 7시 정도 표결을 예상했는데 5시 정도는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국민의힘에서 탄핵소추안 투표 관련 상당한 지연 전략을 펼쳐서 시간을 늦출 수 있는 상황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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