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동덕여대 시위와 관련해 “페미니즘 동아리가 계엄군 행세를 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와 연관 지어 비난했다. 학교 측의 일방적 의사결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한 학생들을 총을 든 채 무장 상태로 국회에 강제 진입했던 계엄군에 비유해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최고위원은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수년간 대한민국에 내려진 ‘페미계엄의 포고령’도 당장 해제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선량한 시민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평결하고, 문화콘텐츠를 검열하고, 제도적 특혜를 요구하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원칙을 파괴해 왔다. 이번 동덕여대 사태는 그 화룡점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한 기사를 공유하며 “늘 현실은 상상을 상회한다. 어린아이 받아쓰기마냥 매일 선언문을 읽으라고 하고, 교수가 무릎 꿇고 선처를 호소하고, 학생들은 울먹이며 간청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패악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부, 급진적 페미니즘의 일탈도 아니다. 이선옥 작가의 말처럼 ‘면책 논리’로 무장한 이념 그 자체의 문제”라며 페미니즘 자체를 부정했다. 아울러 이 최고위원은 “윤석열의 폭주로 당신들을 잊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지구 끝까지 쫓아가 맞서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학생들과 계엄군 비유가 적절한지를 두고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은 총기를 들고 강제로 국회에 진입했다. 지난 4일 박선원 민주당 의원이 받은 제보에 따르면 계엄군이 국회 경내에 진입할 당시 이들에겐 기관단총이 지급됐으며, 우발 상황을 대비한 실탄도 지급됐다. 그러나 탄통은 버스 등에 두고 하차했다고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이 밝혔다.
한편 동덕여대 학생들은 지난달 5일 동덕여대 대학비전혁신추진단에서 대학 발전 방안에 ‘남녀 공학 전환’이 회의 내용에 포함된 것을 두고 지난달 8일부터 ‘공학 전환 철회’를 요구하는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대자보 부착, 서명운동, 레커(락카) 스프레이 등의 활동을 개진했다.
학생들의 시위는 지난 4일 학생들이 본관 점거를 해제하는 등 23일 만에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총학은 “대학 본부에서 본관 점거를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점거하기 어렵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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