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주한미국대사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관련 “충격적이었다”고 말하며 민주적 정당성을 갖춘 대통령이 한미관계를 위해 좋다고 말했다.
캐슬린 스티븐슨 전 대사는 6일(현지 시간) 워싱턴에 있는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열린 '한미 외교의 갈림길:대사들의 내부 시각' 출간 북세미나에서 “윤 대통령 주변의 소수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사람이 완전히 놀란 것 같다”며 “그 이유 중 하나는 그가 계엄령을 정당화한 방식을 비롯해 너무 시대착오적인 것 같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국민의) 지지와 정당성을 누리는 지도자를 가지는 게 미국에 이익이다. 21세기 한국 대통령의 정당성의 근거가 무엇이냐?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미국)가 그런 점과 그런 절차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혀야 하며 그런 것(지지와 정당성)을 갖춘 지도자가 나온다면 한미관계를 위해 좋다”고 강했다.
토마스 허버드 전 대사도 “미국 정부에 따르면 미국은 통지를 받지 못했다”며 “우리는 그러한 일이 중요한 동맹국인 한국에서 일어났다는 점에 우려하고 있다. 매우 놀랍다”고 말했다.
해리 해리스 전 대사 역시 “지금의 한국은 비상계엄을 마지막으로 선포한 때(1979년 10월·1980년 5월 전국으로 확대)와 완전히 다른 자유민주주의의 모범이자 문화·경제적 강대국”이라며 “그런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 모두를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다행히도 위기를 모면했다”며 “그 이유의 상당 부분은 용감한 국회의원들과 거리로 나선 한국 시민들의 주된 저항 덕분이다. 우리는 그들에게 박수를 쳐야한다”고 추켜세웠다.
해리스 전 대사는 향후 한미일 3자 협력에 대해 "한국에서 일어난 일은 분명 한미일 3국과 한일 양자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안타깝게도 부정적인 방식이다"라고 내다봤다.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대일 외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한일 관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