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 중인 가운데 외신도 국회 상황을 실시간 보도하며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홈페이지 최상단에 라이브 채널을 개설, 윤 대통령 탄핵 표결과 관련한 소식을 2∼3분 간격으로 실시간 전달하고 있다. 의원들의 투표 장면을 찍은 영상, 국회 주변에 시위대가 운집한 상황을 보여주는 별도의 그래픽 등을 올려주고 있다. BBC도 홈페이지 최상단 중앙에 대형 라이브 패널을 개설, 실시간으로 관련 속보를 전하고 있다. BBC는 싱가포르 등지에 있던 아시아권 취재인력까지 서울로 집결시켜 현장 취재를 진행하고 있고, 라디오 서비스 등을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이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본회의장에서 퇴장하자 AFP통신은 "국회 밖에서 수만 명의 시위대가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가운데, 탄핵안 부결을 확실하게 만들기 위해 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고 타전했다.
일본 언론은 한일 관계 개선을 추진해온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 결과에 특히 촉각을 곤두세웠다. 교도통신은 "여당 의원 대부분이 투표를 보이콧함에 따라, 윤 대통령의 탄핵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NHK는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대국민 담화에 이어 오후 6시에도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윤 대통령의 국회 탄핵안 표결을 생중계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NHK와 인터뷰에서 이날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계엄 선포라는 경솔한 판단을 내린 데 대해 후회를 표명하려 한 것 같다"면서 "잘못에 대해 속죄하고 한국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해 대통령 지위에 계속 머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국회 본회의 개회 소식을 전한 데 이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표결에 부쳐졌지만 3분의 2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고 보도하는 등 진행상황을 상세히 보도했다. 중국중앙TV(CCTV) 역시 국회의 김건희 여사 특검법 부결, 여당 의원 퇴장 등을 비중 있게 다뤘으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등 역대 한국 대통령의 탄핵 가결 사례도 소개했다. 바이두, 신랑망(시나닷컴) 등 중국 포털과 웨이보(중국판 엑스),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관련 검색어가 최상위에 올라가며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바이두에서는 이날 김 여사 특검법이 부결된 직후 '한국 대통령 윤석열 탄핵안 투표 개시 진행', '동영상: 한국 국회현장의 격렬한 논쟁'이 인기 검색어 1, 2위에 올랐고 '윤석열 부인 특검법 부결', '한국 집권당 의원들이 퇴장해 대통령 탄핵안을 막다' 등도 10위 안에 등장했다. 중국에서는 특히 한국의 정치 리더십 변화로 이어질지 여부와 한중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한국의 리더십 변화 가능성이 중국에 미칠 영향"이라는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탄핵당할 경우 제1야당인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을 거론하며 이 경우 한국이 중국에 유화적인 접근을 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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