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 아우토 유니온의 일원이 될 자동차 브랜드, DKW는 1930년, 새로운 차량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차량은 작고 가벼우며, 저렴해야 한다는 기조 아래 ‘모터사이클 엔진’을 탑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리고 1931년 2월, DKW는 짧은 개발 과정에도 불구하고 세 대의 프로토 타입을 개발을 거친 후 베를린 모터쇼에서 ‘완전히 새로운 소형차’ 그리고 DKW의 새로운 가능성을 더해준 차량인 ‘F1’를 공개한다.
DKW에게 특별한 의미로 기억되는 소형차, F1은 어떤 차량일까?
작고 가벼운 자동차, F1
1931년, 베를린 모터쇼에 참가한 DKW는 브랜드의 새로운 자동차, F1를 공개한다. 이름만 본다면 마치 초고성능 스포츠카를 떠올리게 하지만, 실제 F1은 그저 작고, 가벼운 실용적인 차량이었다.
F1은 2인승 사양과 4인승 사양으로 제작됐는데, 전장이 각각 3,100mm와 3,400mm에 불과했다. 여기에 전폭이나 전고 역시 1,300mm, 1,375mm에 불과해 지금의 기준으로 보더라도 ‘경차’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참고로 이러한 구조 덕분에 차량의 무게 역시 무척 가벼웠다.
디자인은 당대의 여느 차량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전면 그릴 하단에 경사각 구조가 독특한 편이지만 기본적인 형태, 그리고 ‘이전 시대’의 마차 등을 떠올리게 하는 캐빈 구조는 F1에서도 여전히 유효했다.
측면은 단순한 형태다. 곡선의 연출이나 특별한 디테일을 더하기 보다는 직선적이고 간결한 형태로 제작됐다. 참고로 이러한 차체는 초기 개발 단계에서는 철제 구조를 사용했으나 실제 양산 사양에서는 목재를 더 많이 사용해 ‘무게’를 더욱 덜어냈다.
세단 모델과 함께 카브리올레, 그리고 로드스터 등 고객 선택에 따라 다채로운 차량 형태를 적용할 수 있었다. 또한 ‘차량의 구조’ 덕분에 경량의 즐거운 드라이빙을 구현할수 있는 차량이라 평가를 받았다.
개방된 공간을 담아내다
실내 공간은 간결하고 또 단순한 모습이다. 실제 도어 또한 한쪽으로만 제작되었고, 실내 공간에는 4-스포크 방식의 스티어링 휠, 그리고 작은 클러스터 만이 자리한 형태였다.
여기에 깔끔하게 다듬어진 벤치 타입의 시트가 1열과 2열에 배치되어 운전자 및 탑승자를 맞이했다. 대신 소프트 톱 등이 더해진 카브리올레, 로드스터 등은 말 그대로 ‘일상에서의 여유’를 더하기에 충분했다.
작은 체격을 즐겁게 만들다
DKW는 개발 초기, 2기통 494cc 엔진을 탑재했다. 그리고 양산을 준비하며 조금 더 우수한 성능을 낼 수 있는 584cc의 엔진을 개발했다. 이 엔진은 15마력을 낼 수 있고, 3단 수동 변속기 그리고 전륜구동 레이아웃과 조합됐다.
그러나 실제 판매에 있어서는 494cc 엔진 사양은 따로 판매하지 않고 브로셔에만 기입하는 방식으로 ‘저렴한 가격’을 어필하는 고객 유인 전략으로만 사용했다. 덕분에 판매된 모든 F1은 모두 584cc 엔진의 탑재한 ‘타입 600′ 사양이었다.
F1은 저렴한 가격, 그리고 경쾌한 드라이빙의 즐거움으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우수한 판매 실적을 냈다. 1931년에 데뷔한 F1은 1932년, F2에게 바통을 넘기기 전까지 4,000대의 판매 실적을 이뤄냈다.
이를 바탕으로 DKW는 F8까지 이어지는 ‘소형 전륜구동 차량’의 행보를 시작할 수 있었다. 더불어 DKW는 전륜구동 차량의 대량생산이라는 ‘경험’을 바탕으로 자동차 산업에서의 새로운 강점을 보유하게 됐다.
또한 DKW는 F1으로 시작된 소형차는 물론이고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축을 바탕으로 당대 독일 판매 2위를 차지하는 실적을 올리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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